효창공원 ‘국립’ 추진…북한산 독립지사 묘역 관리 체계는

효창공원 ‘국립’ 추진…북한산 독립지사 묘역 관리 체계는

대통령 지시 이후 국립공원화 추진
수유 일대 15기 묘소 모두 국가관리묘역

기사승인 2026-02-12 06:00:13 업데이트 2026-02-12 19:59:03
지난 8일 서울 강북구 북한산 자락에 있는 김창숙 선생 묘역. 서지영 기자

대통령의 공개 지적 이후 효창공원 국립공원화 논의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공원이 독립운동 상징 공간으로 격상하는 가운데, 북한산 자락에 있는 독립운동가 묘역 관리 체계가 충분한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유리 일대 묘역은 모두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인력과 예산, 접근성 측면에서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효창공원을 국립공원화하는 방안을 연구해 달라”고 지시했다. 효창공원이 너무 ‘음침하다’며 정비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국가보훈부는 공원을 ‘국립효창독립공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효창공원은 김구 선생과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 등의 묘역이 모여 있는 대표적 독립운동 기념 공간이다. 공원 전반을 재정비해 독립운동 상징 공간으로서 위상을 강화한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서울에는 효창공원 외에도 독립운동가 묘역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강북구 북한산 수유 일대에는 독립유공자 개별 묘소 15기가 산재해 있으며, 모두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가운데 김창숙·손병희·신익희·여운형·이시영·이준 선생 등 6기 묘소는 등록문화재로도 등재돼 있다.

지난 8일 서울 강북구 북한산 자락에 있는 신숙 선생 묘역 입구 안내판. 서지영 기자

다만 현장에서는 관리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8일 북한산 묘역 일대를 둘러본 결과, 일부 안내 표지판은 묘역 가까이 다가가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띄지 않았고, 표기가 작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안내문 색이 바래거나 표면이 벗겨진 곳도 있었으며, 일부 비석은 흙에 덮여 있었다. 묘역 입구 보도블록이 들뜨거나 어긋난 모습도 확인됐다. 현재 수유 국가관리묘역에는 공무직 직원 2명이 배치돼 북한산 일대 묘역을 순회하며 벌초와 시설 점검 등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관리 체계 보완과 위상 격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국립화 사업을 북한산 우이동·수유동 독립지사 묘역까지 연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산 일대 묘역을 국가 차원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지난 8일 서울 강북구 북한산 자락 신숙 선생 묘역 입구에 설치된 보도블록 모습. 서지영 기자

전문가들도 일관된 기준에 따른 관리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효창공원도 중요하지만 북한산 일대에는 더 많은 독립운동가 묘역이 있다”며 “국립묘지화 논의 우선순위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자의 관심에 따라 특정 공간만 성역화할 것이 아니라, 어떤 묘역을 어떻게 기릴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산에 묘역을 둔 기념사업회 측도 관리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조승현 이준열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비석과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시민들이 찾기 쉽게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보훈부는 수유리 일대 묘역의 국립공원화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보훈부 관계자는 “예우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효창공원과는 제반 여건이 달라 공론화 및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