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27m 가파른 계단, 이제 모노레일로 오른다”

서울시 “127m 가파른 계단, 이제 모노레일로 오른다”

강북·서남권 10곳 2단계 선정…400억 투입, 100곳까지 확대

기사승인 2026-02-12 16:09:43 업데이트 2026-02-12 16:21:47
12일 오전 서울시 서대문구 영천동의 한 계단. 이곳에 15인승 모노레일이 설치될 예정이다. 서지영 기자

“그동안 오르내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는데, 너무 좋죠.”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에서 50년째 살아온 주민 A씨는 모노레일 설치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가 급경사 고지대 주민들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고지대 이동약자 편의시설’ 설치 대상지를 추가 선정하고 사업을 확대한다.

시는 12일 오전 서대문구 영천동 101-2 일대에서 2단계 대상지 10곳을 공개했다. 선정 지역은 강북권 6곳과 서남권 4곳이다. 지역 여건에 맞춰 모노레일과 수직·경사형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은 전체 면적의 약 40%가 해발 40m 이상 구릉지로 이뤄져 있다. 고령자·장애인 등 이동약자는 시민의 약 29%에 달한다. 이에 시는 지난해 1단계로 △광진구 중곡동 △강서구 화곡동 △관악구 봉천동 △종로구 숭인동 △중구 신당동 등 5곳을 선정했다. 설계를 마치는 대로 오는 4월부터 순차 착공한다.

영천동에 15인승 모노레일…127m 급경사 구간 개선

이날 공개된 서대문구 영천동 대상지는 독립문역에서 안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길이 127m, 경사도 약 31도의 급경사 계단 구간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뿐 아니라 안산 둘레길 방문객도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시는 이 구간에 15인승 모노레일을 설치해 지하철역과 고지대 주거지, 녹지 공간을 연결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약 56억원이 투입된다. 기존 127m 계단 대신 약 87m 직선 구간에 모노레일이 들어선다.

오 시장은 “앞으로 어르신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데, 예전에 이용하시던 산책로와 가파른 산자락 길을 오르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금부터 미리미리 그런 지역을 하나씩 만들어 가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사업 취지를 밝혔다.

서대문구 영천동 101-2 일대 모노레일 설치 예상도. 서울시 제공

시민 공모로 10곳 선정…최종 100곳으로 확장

2단계 대상지 선정은 지난해 9월 진행된 시민 공모에서 시작됐다. 총 55곳이 접수됐다.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급경사 구간을 중심으로 이용 수요와 생활 동선 개선 효과 등을 고려해 10곳을 확정했다.

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상지 별로 지역 주민 의견도 사전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지역은 △구로구 고척동 △동작구 사당동 △금천구 시흥동 △마포구 신공덕동 △성동구 옥수동 △용산구 청암동 △종로구 무악동 △성북구 하월곡동 △관악구 봉천동 △서대문구 영천동 등이다.

서울시는 2단계 10곳에 총 400억원을 투입해 연내 기본계획 수립과 투자심사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설계에 착수할 방침이다. 향후 시민 수요와 지역 여건을 반영해 대상지를 최종 100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공사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 등 불편이 따를 수 있다”며 “공법을 세심하게 선택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