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자기공명영상) 설치 기준에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 의무배치 규정을 삭제하려는 정부 움직임을 두고 영상의학계가 “의료영상 품질관리 체계의 포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단순 인력 기준 완화가 아닌, 환자 안전과 직결된 영상 검사의 정확성을 훼손하는 ‘졸속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영상의학회와 대한영상의학과의사회는 지난 12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보건복지부의 특수의료장비 규칙 개편 입법예고를 두고 “특수의료장비 품질관리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최근 의료기관 전속 근무자가 아닌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1명 이상 주 1일, 8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에도 MRI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행 시행규칙에 따르면 MRI를 설치·운영하려는 의료기관은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두고 주 4일, 32시간 이상 전속으로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MRI 설치와 검사 건수가 늘어나며 영상의학과 전문의 구인난이 심화했고, 의료취약지에선 아예 MRI를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복지부는 MRI를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상시 고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영상의학계는 “MRI의 경우 전속 전문의가 매일 영상 화질을 평가하고 장비를 검증하는 것은 진단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판독 업무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장비의 정도관리(QC) 책임자로서 오진과 재검사를 방지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영상의학계는 의료취약지나 MRI 장비를 1대만 운영하는 기관에 한해 비전속 근무를 허용하되, 그 실효성을 강화하는 대안을 제시해왔다.
학회들은 “의료영상 품질관리는 단순한 행정적 절차가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전문적 영역”이라며 “주기적 점검만으로는 고가 장비의 기능을 보장할 수 없으며, 전속 전문의 제도의 약화는 결국 부적절한 영상과 오진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입법예고에 대응하기 위해 ‘특수의료장비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학회들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제도가 개편되는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