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루센트블록 탈락·NXT 조건부 승인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루센트블록 탈락·NXT 조건부 승인

기사승인 2026-02-13 15:35:11
쿠키뉴스 자료사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소(유통플랫폼) 예비인가 사업자로 한국거래소·코스콤(KDX)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NXT)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 공정성 논란으로 두 차례 결정이 연기되는 진통을 겪었지만, 당국은 기존 심사 결과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7년간 관련 사업을 이어온 루센트블록은 최종 탈락했다.

금융위는 13일 정례회의에서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예비인가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가는 시장에서 통칭하는 ‘조각투자’ 가운데 신탁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에 한정된다. 투자계약증권 유통은 별도 체계를 통해 추후 논의될 예정이다. 조각투자는 음원·부동산·항공기 엔진 등 기초자산을 지분 형태로 나눠 소액 단위로 투자하는 구조를 말한다.

두 차례 연기 끝 결론…공정성 공방

앞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월7일 KDX·NXT 컨소시엄을 예비인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증선위 결정대로 확정될 경우 루센트블록은 탈락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자본시장법상 예비인가는 증선위를 거쳐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루센트블록은 즉각 반발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1월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인가 절차 △기득권 특혜 △기술탈취 의혹 등을 제기했다.

허 대표는 “루센트블록은 4년간 단 한 차례의 사고 없이 서비스를 운영해왔고, 금융위·과기부·중기부·국토부 등으로부터 혁신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표창도 받은 스타트업”이라며 “KRX는 신종증권시장 유통 승인을 받은 이후 2년이 넘도록 단 한 건의 상품도 유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운영 실적이나 시장 경험이 없는 곳이 사업계획, 기술력, 안정성 항목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넥스트레이드의 기술탈취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넥스트레이드는 인가 신청 이전,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명분으로 접근해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뒤 재무정보, 주주명부, 사업계획, 핵심 기술자료 등 민감한 내부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탈락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다. 금융위는 논란이 커지자 예비인가 최종 의결을 두 차례 연기했다.

NXT 750점·KDX 725점…루센트블록 653점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표. 금융위원회

금융위는 최종 예비인가 결과를 확정·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심사 점수를 공개했다. 평가는 외부평가위원회 일괄평가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1000점 만점 기준 △자기자본 △인력 △물적 설비 △사업계획 △건전경영 및 사회적 신용 △대주주 적격성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을 종합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NXT컨소시엄이 750점으로 1위, KDX 컨소시엄이 725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루센트블록은 653점에 그쳤다. 금융위는 사전에 공표한 방침에 따라 최대 2곳만 인가하기로 한 만큼, 상위 두 곳을 예비인가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자기자본 규모와 자금조달 계획의 현실성, 중장기 운영 전략,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51%에 달해 지배구조 독립성 측면에서도 감점 요인이 됐다는 것. 반면 KDX는 자본금 규모와 비상자금 조달 계획의 구체성에서, NXT 컨소시엄은 사업계획의 완성도와 이해상충 방지체계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술탈취 의혹은 ‘조건부’…공정위 판단 변수

다만 금융위는 NXT 컨소시엄에 대해 조건부 예비인가를 부여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술탈취 의혹과 관련해 행정조사에 착수하거나 위법 사실을 확정할 경우 본인가 심사를 중단하고, 중대한 결격 사유가 확인되면 인가를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외부평가위원회 단계에서는 객관적 증빙이 부족해 점수에 반영하지 않았다”면서도 “공정위의 공식 판단이 나올 경우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예비인가를 받은 두 컨소시엄은 6개월 이내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한편 루센트블록은 장외거래소가 본인가를 받아 영업에 들어가면 유통채널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이 때 루센트블록이 발행한 조각투자 증권은 인가된 장외거래소를 통해 유통된다.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제도 취지에 따른 조치다. 단, 루센트블록이 발행 인가를 신청하게 되면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 사업자 지위를 유지한 채 일정 기간 기존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