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 교환·환불 기준 제각각…소비자 피해 줄이려면

설 선물 교환·환불 기준 제각각…소비자 피해 줄이려면

명절 선물 소비 집중 시기…환불 규정 사전 확인 필수
“소비자 신중 구매·판매자 명확 안내가 해법”

기사승인 2026-02-15 06:00:08
명절 연휴 기간 시장에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 직장인 김희경씨(34)는 명절마다 쌓이는 선물세트가 부담이다. 김씨는 “몇 년 전에는 영수증 없이도 대형마트에서 교환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규정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에서 영수증 없이도 환불이나 교환이 가능한지 헷갈린다” 처치 곤란한 설 선물 처리가 고민이라고 했다.


# 가정주부 이 모씨(65)는 설 선물용으로 구매한 홍삼 세트를 온라인으로 받아 개봉했다가 다른 제품이 잘못 배송된 사실을 확인했다. 곧바로 판매자에게 반품과 교환을 요청했지만 “박스를 개봉했기 때문에 반품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단순 확인을 위한 개봉이었지만 결국 교환을 하지 못했다.

이 같은 사례는 명절마다 심심치 않게 반복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선물 구매가 급증하면서 환불·교환을 둘러싼 소비자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매 시 적용 기준이 각각 달라 소비자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명절 연휴를 전후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3일 설 명절을 앞두고 거래 증가가 예상되는 항공권·택배·건강식품 분야에 대해 피해 예방 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설 연휴 전후인 1∼2월 접수된 피해 구제 사건은 1586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권 구매와 관련한 피해가 16.4%(1218건)로 가장 많았고, 건강식품 19.0%(202건), 택배 16.2%(166건)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 유형별로는 택배는 물품 파손·분실 및 배송 지연 문제가, 건강식품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체험 상술과 청약 철회 거부 사례가 빈번했다.  

환불 기준의 차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상이하게 드러다. 온라인 주문 상품은 전자상거래 관련 법령에 따라 소비자가 상품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라면 단순 변심이라도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 다만 재판매가 불가능할 정도로 포장을 훼손했거나 상품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경우, 맞춤 제작 상품 등은 예외로 인정된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물품은 법적 의무 규정이 없어 대부분 매장 자체 규정에 따른다. 보통 ‘개봉 시 환불 불가’ 문구가 붙어 있는 경우가 있지만, 이 역시 모든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소비자 상담 사례를 보면 명절 선물 세트 일부만 교환하려다 거절당하거나, 개봉 스티커를 제거했다는 이유로 교환, 환불이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할인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환불을 거부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할인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배송 지연을 둘러싼 책임 소재도 자주 혼동하는 지점이다. 통상 판매자가 약속한 배송 기한을 넘겼다면 계약 불이행에 해당해 환불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택배사의 운송 지연인지, 판매자의 출고 지연인지에 따라 책임 주체가 달라질 수 있어 판단이 엇갈리는 경우가 생긴다.

명절 선물세트가 쌓여 있는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는 설 명절처럼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일수록 소비자의 신중한 구매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자상거래법상 청약 철회 가능 기간과 예외 조항, 오프라인 구매 시 환불 규정의 한계 등을 미리 확인해야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판매자 역시 환불·교환 기준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내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정거래 전문가인 백광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온라인 거래는 소비자가 실물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채 구매하기 때문에 상품 정보가 과장되거나 실제와 다를 가능성이 있어 법적으로 더 두텁게 보호하는 구조”라며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가 직접 보고 구매한 만큼 단순 변심에 대한 보호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고 설명했다.

해당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으면 영수증이 없더라도 교환, 환불은 가능하다. 다만 카드 결제 내역이나 전자영수증 등 다른 증빙 수단이 있어야 한다. 아무런 자료가 없다면 어려울 수 있다. 백 변호사는 “사전에 이런 분쟁을 예방하려면 온라인 구매 시 광고 문구만 신뢰하기보다 리뷰나 비교 정보 등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배송 지연 책임과 관련해서는 “판매자가 명절 기간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고지했고 소비자가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구매했다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면서도 “별다른 안내 없이 약속한 기한을 넘겼다면 원칙적으로는 판매자 책임”이라고 짚었다. 다만 택배사와의 계약 관계에 따라 실제 분쟁에서는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명절 직전에는 택배 물량이 집중돼 파손이나 분실, 배송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배송 시간을 충분히 고려해 주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명절 선물로 건강식품 구매가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체험 상술이나 과장 광고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