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줄었지만, 제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면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상호금융권은 대출모집인 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선제적인 ‘대출 옥죄기’에 돌입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을 일제히 중단하기로 하고, 영업 조정에 들어갔다. 새마을금고는 이날부터 모집인 대출을 전면 중단하고, 영업점 창구에서 취급하던 중도금·이주비·분양잔금 등 집단대출도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취급을 멈추기로 했다.
신협중앙회 역시 이달 23일부터 오는 6월30일까지 모집인 대출을 한시 중단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당초 다음 달 1일 고영철 신임 회장 취임 이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조치가 일주일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상호금융이 전체 가계대출 공급 확대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1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4000억원 늘었다. 전월 1조2000억원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지난해 1월(9000억원 감소), 재작년 1월(9000억원 증가)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1조원 감소한 반면 제2금융권은 2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전월(8000억원)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이 중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 2조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농협(1조4000억원 증가), 새마을금고(8000억원 증가)로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 가계대출도 3000억원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1월 주담대는 한 달 새 3조원 늘어 전월(2조3000억원 증가)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은행권 주담대는 6000억원 줄어 전월(5000억원 감소)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지만, 2금융권 주담대는 3조6000억원 늘어 전월(2조8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이처럼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금리 차를 앞세운 공격적 영업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무브’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졌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은 7%에 육박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와 감시 강도가 낮은 제2금융권은 이 틈을 타 연 3~4%대 특판 금리를 내걸고 대출 수요를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상호금융권에 대출 수요가 몰리자 금융당국은 관리·감독 강화에 나섰다. 행정안전부와 금융감독원은 상반기를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하고, 새마을금고 연체율을 집중 관리·감독할 방침이다. 앞서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설정 목표치인 4배를 웃도는 5조3100억원을 기록해 부실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월에는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전 업권이 가계대출 추이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상호금융권에 대한 통제 수위도 끌어올릴 전망이다. 현재 상호금융기관은 신협(금융위원회)을 제외하고 새마을금고(행정안전부), 수협(해양수산부), 농협(농림축산식품부) 등으로 감독 권한이 흩어져 있다. 금감원은 감독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올해 새마을금고 전담 감독 인력을 배치하고, 추가적인 감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초과한 금융사에 대해 올해 한도에서 초과분을 차감하는 페널티 부과 역시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초과 규모가 과도한 기관에는 한도 추가 감액이나 검사 강화 등 보다 강도 높은 제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