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주도해온 화장품 주문자개발생산(ODM) 업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가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코스메카코리아는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81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8%, 56.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1.7%로 1.3%포인트(p) 개선됐다. 회사 측은 K-뷰티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과 북미 사업 성장, 생산 효율화에 따른 원가 구조 개선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미국·중국 3개 생산 거점이 모두 성장과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한국 법인 매출은 1273억원으로 53.8% 증가했고, 선케어 매출은 122.3% 급증했다. 미국 법인 매출도 29.2% 늘었으며 기능성·OTC 제품 비중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중국 법인 역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체질 개선 성과를 냈다.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406억원, 영업이익은 834억원으로 각각 22.2%, 38.1%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메카코리아를 올해 ODM 업계 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기업으로 지목해 왔다. NH투자증권 정지윤 연구원은 K-뷰티 브랜드의 해외 수출 확대와 고객·제품 믹스 개선 효과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매출이 2024년 5240억원에서 2025년 6270억원, 2026년에는 7310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11%대에서 14%대까지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성장 배경에는 글로벌 고객사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특정 인디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해당 브랜드 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 초반까지 상승하며 비수기에도 실적을 견인한했다는 평가다. 고객사들이 북미·유럽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면서 ODM 수주도 동반 확대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도 경쟁력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중앙연구원을 통해 기획·개발·규제 대응·고객 대응을 한 공간에서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신제형 개발 기간 단축과 고객 맞춤형 프로젝트 확대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연구개발 인력이 전체 인력의 약 38%를 차지하는 점도 기술 기반 ODM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 생산 네트워크 역시 확대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현지 생산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연구소 이전과 조직 재편을 통해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생산 거점 다변화가 향후 대형 브랜드 수주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도 주목하고 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메카코리아는 기초 화장품뿐 아니라 색조·선케어 등 주요 카테고리 전반에서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사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대형 브랜드 의존도가 낮고 인디 고객 비중이 높은 구조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으로 평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코스메카코리아의 성장세는 분명하지만, 아직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에 비해 매출 규모와 고객 기반에서 격차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단기간에 3강 구도로 재편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특정 시장과 고객군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단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인디 브랜드 중심 성장은 긍정적이지만 ODM 산업 특성상 대형 글로벌 브랜드 수주 여부가 장기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고객 다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성장세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