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내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10%의 ‘글로벌 관세’ 부과에 전격 서명했다. 동시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사에도 착수하며 통상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미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공표한 무역법 122조에 따라 10% 관세가 오는 24일부터 발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방금 오벌오피스(백악관 집무실)에서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글로벌 10% 관세에 서명했다”며 “(이 관세는) 거의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징수를 종료하는 취지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기존에 부과된 관세들이 효력을 상실했으며, 더 이상 징수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별 상호관세와 이른바 ‘펜타닐 관세’는 공식 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 판결에 대응해 10% 임시 관세 포고령을 즉각 발표했다. 포고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다만 10% 관세 대상에 경제 충격을 우려해 필수품과 소비재 일부 품목은 제외됐다. 승용차와 특정 경트럭, 중대형 차량, 버스 관련 부품, 항공우주 제품도 관세 대상에서 빠졌다. 이밖에 특정 핵심광물과 통화 주조 등에 사용되는 금속, 에너지 제품은 모두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가 미국의 무역에 제약을 가하거나 불이익을 초래하는 부당·불합리·차별적 조치와 정책, 관행을 취할 경우, 행정부가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통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근거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산업 과잉 생산과 강제 노동, 의약품 가격 책정 관행, 미국 기술 기업 및 디지털 상품에 대한 차별 등 다양한 현안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제301조 법령의 실질적·절차적 요건을 준수하면서 신속한 일정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조사 결과 불공정 무역 관행이 확인되고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는 활용 가능한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안을 면밀히 검토 후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이날 “정부는 연방대법원 판결 내용 및 미국 정부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