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위법’ 판결 둘러싼 美 정치권 충돌 격화…트럼프 “반미적 결정”

‘상호관세 위법’ 판결 둘러싼 美 정치권 충돌 격화…트럼프 “반미적 결정”

공화당 내부 균열 확산…트럼프, 당내 비판 의원 공개 저격
미국인 64% “관세 지지 안 해”…여론도 싸늘

기사승인 2026-02-22 16:13:17 업데이트 2026-02-22 16:23: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 20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에 의해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도 해당 판결을 공개적으로 환영하면서 중간선거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미국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 “공화국을 수호하는 결정”이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을 악용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의원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이 세금과 관세에 대한 의회의 헌법적 권한에 대해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고 환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방들과 벌인 무역 전쟁의 부작용을 지적하면서 “미국 국민들은 워싱턴이 인위적 장벽을 세우면 국내에서 생산·소비 비용이 더 비싸진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돈 베이컨(네브래스카) 하원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법원 결정을 지지하며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글로벌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밖에 댄 뉴하우스(워싱턴) 하원의원과 제프 허드(콜로라도) 하원의원도 대법원 결정을 ‘삼권분립의 원칙을 재확인한 판결’로 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관세가 무역적자를 개선하고 대미 투자를 촉진할 것이란 정치적 구호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상호관세의 법적 근거가 없어지면서 지지층의 결집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관세 정책 전반에 대한 미국인들의 여론도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대법원의 관세 판결 직전인 지난 12~17일 미국 성인 25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4%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품 관세 정책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지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소득 수준과 성별, 연령대를 불문하고 트럼프 관세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높았다. 백인·흑인·히스패닉·아시아계 등 주요 인종 집단에서도 모두 부정 여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관세를 기존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며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번 인상 결정에 대해 “극도로 반미적인 어제 대법원의 관세 결정에 대해 철저하고 상세한 검토를 거친 결과”라고 했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등 다른 통상 법률을 활용해 기존 상호관세를 대체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당분간 대법원 판결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두고 미국 국회 내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비판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공개 저격에도 나섰다. 그는 “공화당원들은 스스로에게 너무 불충하다”면서 “단결하고 함께 뭉쳐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또 관세 정책을 반대한 허드 하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공화당 내 지역구 경쟁자인 호프 셰펄먼을 지지한다고 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