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은 은행처럼, 소형은 지역 중심…규제체계 전면 개편 [금융위 일문일답]

대형 저축은행은 은행처럼, 소형은 지역 중심…규제체계 전면 개편 [금융위 일문일답]

기사승인 2026-02-23 16:39:03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업계, 유관기관, 전문가와 함께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저축은행 규제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반복된 건전성 악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 확대 등으로 기존 규제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이 규모별 차등 규제를 통해 업권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23일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 규제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부동산 PF 부실과 반복되는 건전성 악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 확대 등으로 기존 규제체계 적용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규모와 역량에 맞는 차등 규제를 통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저축은행의 정체성도 지역·서민금융기관 중심으로 재정립할 방침이다. 자산 규모에 따라 역할을 차등화해,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은 전국 단위 서민금융기관으로 육성하고, 자산 1조원 이상 5조원 미만 중형 저축은행은 광역시·도 단위 지역금융기관으로, 자산 1조원 이하 소형 저축은행은 거점 도시 중심의 지역금융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낮은 일부 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업권 재편 과정에서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업계가 요구해 온 영업구역 제한 완화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영업구역 제한은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저축은행 정체성과 관련한 사항이므로 폐지는 불가능하며 완화 역시 어렵다”고 못 박았다.

대형 저축은행의 업무 확대는 건전성 요건을 전제로 허용한다. 직불·선불전자지급수단 취급은 최근 2년 연속 BIS 비율 13% 이상을 유지하고 감독상 중대한 제재가 없는 대형사에 한해 허용된다. 유가증권 투자 확대와 관련해서도 비상장주식 등에 대해 최대 40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등 자본 규제를 강화해 과도한 위험 확대를 방지할 계획이다.

업무 규제체계도 은행과 유사한 고유·부수·겸영업무 체계로 개편한다. 이를 통해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시행령 위임을 통해 신규 업무 확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다음은 금융위 측과의 일문일답

저축은행 규제체계 개편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부동산 PF 부실, 반복되는 건전성 악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 확대 등으로 기존 규제체계 적용의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이에 규모·역량에 맞는 차등규제를 통해 업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려는 취지다.

저축은행의 정체성을 어떻게 재정립하려는 것인지.

-고금리·부동산 중심의 금융이 아니라, 서민,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을 포괄하는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 양성할 예정이다. 또한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별로 지향점을 달리할 계획이다.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은 전국 단위 서민금융기관(지방·인터넷은행 전환 후보)으로서 기능하도록 하고, 자산 1조원 이상 5조원 미만 중형 저축은행은 광역시·도 단위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 육성한다. 자산 1조원 이하 소형 저축은행은 거점도시 중심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거나, 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저축은행 영업구역 제한 완화 요구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영업구역 제한은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저축은행 정체성과 관련한 사항이므로 폐지는 불가능하며 완화 역시 어렵다. 저축은행 정체성에 반하는 소모적 논쟁보다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 역할 수행을 위한 역량 제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유가증권 투자 확대 시 손실이 발생해 대형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약화될 우려는 없는가.

-기존 한도를 초과하는 주식, 비상장주식 등에 대해서는 자본비율 산정 시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감내 가능한 자본 여력 범위 내에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비상장주식의 경우 기존에는 100% 위험가중치가 적용됐으나, 개선안에서는 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하는 보유분에 대해 250%, 매매목적 비상장주식은 40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

저축은행의 직불·선불전자지급수단 취급 허용 범위는 어떻게 되나.

-독자적인 결제망을 갖춘 시중은행, 전업 카드사와 동일하게 허용하는 것은 결제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인적·물적 비용과 결제 안정성 확보 능력 등을 고려해 일정 건전성 요건을 갖춘 대형 저축은행에 한해 허용할 예정이다. 최근 2개년도 연속 BIS 비율 13% 이상, 최근 2년간 경고 이상의 감독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는 경우에 허용된다.

업무 규제체계 개편 시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

-업무 규제체계를 은행 등 타 금융업권과 동일하게 고유·부수·겸영업무 체계로 개편할 경우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 다른 금융법령에서 저축은행의 업무 영위를 허용하고 있더라도, 저축은행법에서 열거하지 않은 업무의 경우 영위 가능 여부(승인 가능성)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겸영업무 등을 시행령에 위임해 저축은행 업무 확대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겸영업무 등이 시행령에 위임되어 있지 않아 저축은행 업무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이 필요했으나, 시행령에 위임할 경우 보다 신속한 제도 대응이 가능하다. 아울러 (기존에는) 리스크가 낮은 ‘부수업무’ 성격의 부대업무라도 승인을 받도록 돼 있어 타 업권 대비 행정절차 부담이 존재했으나, 업무규제 개편 시 행정절차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저축은행은 저축은행법에 명시된 업무 이외에는 모두 ‘부대업무’로 구분되며, 승인(금감원장 위탁)을 받아야만 영위할 수 있다.

방송광고 시간대 규제 완화 시 어린이·청소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지.

-금소법 제정을 통해 소비자 오인을 불러일으키는 광고 금지 제한을 받고 있는 등 규제환경이 변화됐다. 업계 자정노력 등을 고려할 때도 대부업체와 동일하게 방송광고 시간 규제를 받는 불합리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또 중앙회 광고심의위원회 과정에서 해당 시간대 광고의 적합성 여부에 대한 심의를 강화할 예정이므로 어린이·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저축은행에 대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 도입 시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미래 채무상환능력을 중심으로 여신심사 기능을 고도화하는 한편, 채무상환능력 평가에 따른 자산건전성 분류를 통해 저축은행의 자체적인 사업성 평가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적 금융 기능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자산관리회사와 기존의 SB NPL 대부의 역할 차이는 무엇인가.

-SB NPL 대부는 대부업법에 따라 자본금의 10배 이내로 총자산 규모가 제한된다. 현재 증자 규모(100억원)를 반영할 경우 부실채권 매입 가능액은 최대 10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자산관리회사는 채권 매입 한도에 제한이 없다. 또한 매입추심 이외에 저축은행이 위임한 채권에 대한 신용조사·채권추심·공매 등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범위가 확대된다.

행정지도로 관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법제화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축은행은 타 업권(은행, 상호)과 달리 담보물로 취득한 비업무용 부동산의 처분(처분의무, 기한 등)에 대한 법상 관리기준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10년 1월 기준을 마련해 현재까지 행정지도(2015년부터 등록) 유효기간을 연장하며 관리 중이며, 그간 지속적으로 법제화를 시도해 왔다. 이에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 시 처분의무 및 기한 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유동성 관리체계 강화로 유동성비율이 규제 비율 이하로 하락하는 저축은행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중간만기 3개월 이내 회전식 정기예금의 30%를 유동성부채에 포함하면서 일부 저축은행은 유동성비율이 100%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유동성부채에 반영하는 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1년간은 15%를 반영하고, 2년 이후부터는 30%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또한 유예기간을 부여하여 저축은행의 자금 조달·운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외부감사인 수검 주기 완화로 소형 저축은행의 회계정보 신뢰성이 하락하는 것이 아닌가.

-소형 저축은행은 시스템적 중요도가 낮고, 건전성이 양호한 경우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체계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분기 검토를 반기로 변경하더라도 업권 전반의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자산규모가 증가했다는 이유로 대주주의 주식보유 한도를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가.

-저축은행이 은행 수준으로 성장하는 경우 예금수취기관으로서의 공공적 성격을 고려하여 은행과 유사한 소유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예금수취기관에 대한 소유규제는 주요 선진국에서도 실시하고 있으며, 국제기구도 여러 차례 권고한 사항이다. 2013년 IMF FSAP 및 2017년 FSB Peer review에서는 은행 수준의 대형 비은행예금수취기관에 대해 바젤규제 적용 및 자본규제 강화, 대주주 지분소유비율 제한 규제 도입 검토 필요성을 권고한 바 있다.
 
현행 규제로도 저축은행 대주주의 사금고화는 방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현재와 같은 소수 대주주 체제 하에서는 대주주의 불법·부당한 간섭 통제 및 이사회의 견제·균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5년 6말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최대주주 평균 지분율은 94.0%로 소유 집중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형 저축은행 사금고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소유규제를 통한 주주 간 건전한 감시 및 견제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

상당수 저축은행의 정기 심사 주기가 2년으로 바뀌는데,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닌가.

-대형 저축은행(총자산 5조원 이상, 5개사)은 현행 기준과 동일하게 매년 적격성 심사를 진행한다. 일부 중형 저축은행(2조원~5조원 구간, 17개사)의 심사 주기가 2년으로 변경되나, 수시 심사제도를 통해 적시에 대응이 가능하므로 심사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