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가상자산거래소 CEO 소집한 금융당국…지분 규제안 재확인

5대 가상자산거래소 CEO 소집한 금융당국…지분 규제안 재확인

기사승인 2026-02-23 16:07:13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대주주 지분 제한 방침을 사실상 최종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가상자산거래소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오경석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대표이사,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 차명훈 코인원 공동대표, 코빗·스트리미(고팍스) 임원 등이 참석했다.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관련 정부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면서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 규제 등을 기존 입장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측은 업계 의견과 우려 요인 등을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15~20%로 제한하는 규제(소유 분산)를 추진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가 단순 민간 플랫폼을 넘어 투자자 자산 보호와 정합성 가치 준수 중요성이 부각되는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가중되는 흐름에 기인한다. 

특히 지난 6일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불거진 사상 초유의 대규모 유령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당국의 규제 추진 움직임을 가속화했단 분석이 제기된다. 

빗썸은 고객 이벤트 일환으로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직원 실수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했다. 이로 인해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 695명 중 랜덤박스를 실제로 오픈한 고객 249명 계좌에 총 62만개의 비트코인이 잘못 입금됐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9800만원선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체 오지급 규모는 약 60조원에 이른다. 

파장이 커지자 이재원 빗썸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오지급된 상태에서 신속한 시스템적인 대응이 부족했다. 내부통제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점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되고 있는 다양한 민원들을 통해서 더 폭넓게 피해자 구제와 관련된 범위를 설정하고 완료하겠다. 피해 보상도 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당시 정부와 금융당국은 빗썸 오지급 사태를 가상자산업권 신뢰를 무너뜨리는 엄중한 사건으로 꼬집었다. 권 부위원장은 “정부는 이번 사태를 가상자산 관련 리스크와 내부 통제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매우 엄중한 사태로 보고 있다”라며 “긴급 대응반 중심으로 이용자 피해 발생 등을 모니터링하는 등 구체적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거래소 지분 제한 규제가 산업 성장 기반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토로한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디지털자산거래소 소유 분산 규제 관련 호소문’을 통해 “해당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대한민국 디지털금융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에 중대한 장애가 될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혁신 산업의 핵심 동력인 지배구조와 리더십을 행정적으로 조정할 경우, 산업 전반의 의사결정 속도와 책임성이 약화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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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