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에 인수된 후 ‘리오픈’을 공언했던 티몬의 오픈마켓 영업이 사실상 동력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플랫폼 재가동의 핵심 축인 MD(상품기획자) 조직이 해체 수준으로 축소되면서다. 영업 재개 일정은 해를 넘기도록 확정되지 않은 채, 핵심 인력이 오아시스 조직으로 흡수되거나 회사를 떠났다. 업계에서는 티몬이 독립 오픈마켓으로 재가동되기보다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티몬의 오픈마켓 영업을 담당하던 MD 직군 조직은 현재 유지 동력을 사실상 잃은 상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MD는 단순 상품 관리자가 아닌 셀러 영입과 기획전 구성, 프로모션 전략 수립 등 플랫폼 매출을 좌우하는 플랫폼의 핵심 축이다. MD 조직이 사라진 상황에서 단기간 내 오픈마켓을 정상 가동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6월 약 181억원을 들여 티몬을 인수했다. 같은 해 9월로 예정됐던 티몬의 영업 재개가 무기한 연기되자 MD 인력을 순차적으로 오아시스 부서로 배치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티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상당수 MD들이 기존 사무실 근무에서 오아시스 물류센터가 위치한 성남본사 근무로 전환 제안을 받았고, 이로 인해 퇴사나 휴직 등 인력 유출도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실장급부터 실무진까지 대부분의 MD가 사실상 티몬 업무를 떠난 상태다”라며 “오픈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지난해 재개를 전제로 셀러 유치를 준비했던 MD들이 빠졌고 그 결과, 셀러와의 소통이 사실상 끊겨 셀러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티몬 MD 직군 가운데 일부를 오아시스 MD로 조직 전환을 제안했지만, 직무 성격과 근무 환경이 차이가 생긴 데다 일부는 기존 티몬 수준의 처우를 지키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환에 동의했던 인력 중에서도 근무 조건 변화 등을 이유로 회사를 떠난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앞서 지난해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 협상 과정에서 임직원 직무전환과 희망퇴직 수요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티몬에 남아 있던 직원 약 140명 가운데 50여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자 상당수는 비영업직에서 영업직으로 전환된 인력이었다. 오아시스는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며 기존 직원의 고용을 5년간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MD 조직 축소를 단순한 인력 효율화 차원을 넘어 사업 방향 전환의 신호로 해석한다. 인력을 유지하며 재개를 준비하는 단계가 아니라, 오아시스 조직으로 흡수하거나 이탈을 용인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리오픈 일정이 해를 넘겨 확정되지 않으면서, 티몬을 독립 오픈마켓으로 재가동하기보다 ‘티몬’이라는 간판을 활용한 다른 형태의 사업 모델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에서 MD 조직이 빠진다는 것은 브랜드와 셀러 기반이 동시에 흔들린다는 의미”라며 “재개를 전제로 조직을 유지하는 단계라기보다, 사업 구조를 다시 짜는 국면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오아시스가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동안 티몬은 매출 공백 상태가 길어지며 비용만 누적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로 오아시스는 기술 혁신과 마케팅 투자 확대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분위기지만, 수익성은 다소 주춤했다. 별도 기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26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고, 3분기 매출도 1453억원으로 약 13% 증가했다.
오아시스 측은 티몬 영업 재개가 지연되는 이유로 ‘결제 수단 미복원’을 들고 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와 카드사들의 참여가 원활하지 않아 정상적인 이커머스 운영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티몬 역시 입장문을 통해 “영업 재개 소식 이후 제휴 카드사와 관계기관을 통해 피해자들의 민원이 집중되면서 오픈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 당시 약속했던 고용 보장과 플랫폼 정상화 청사진과 달리, 핵심 조직의 공백이 이어지면서 티몬의 ‘부활 시계’는 더욱 불투명해지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오아시스 관계자는 “모든 업무 전환은 임직원과의 면담 및 동의 하에 이뤄졌다”며 “비상경영체제에서 업무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직원들이 대기 상태로 남는 대신 직무 전환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 일정은 준비 중이며, 재개될 경우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