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코스피 7000시대”…증시 훈풍에 눈높이 올리는 증권사들

“이젠 코스피 7000시대”…증시 훈풍에 눈높이 올리는 증권사들

기사승인 2026-02-24 06:00:11
23일 장중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경. KB국민은행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가 경신 랠리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지수 눈높이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호실적이 예상보다 견조할 것으로 평가되는 점이 주된 배경이다. 다만 건강한 조정 없이 지속된 상승장에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5% 오른 5846.09를 기록해 종가 기준 최고치를 달성한 채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5931.86까지 치솟아 사상 처음으로 5900선 등반에 성공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해말 4214.17로 거래를 종료했으나, 연초 이후 급등세를 선보이면서 투자자 염원이었던 오천피를 넘어 육천피(코스피 지수 6000선)마저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발 빠르게 코스피 연간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다. 통상 증권사들은 연말연초 시기에 해당 년도의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를 설정한다. 올해의 경우 예년과 달리 코스피가 지속적인 우상향 흐름을 나타내자, 선제적으로 지수 등락 범위를 재편하는 움직임에 나선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정부 정책 모멘텀과 반도체 대형주 및 금융, 방산 등 타 업종으로의 리레이팅(재평가) 현상에 상승세를 거듭하자 연간 전망치를 높이는 추세”라며 “이같은 흐름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경우 경쟁사 대비 느리다는 투자자 비판이 발생할 수 있어 빠른 분석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높은 목표치를 제시한 곳은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올해말 코스피 밴드 상단을 7900p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코스피 밴드 상단을 기존 5650p에서 7250p로 수정했다. 이외에 현대차증권(6500p), 유안타증권(6300p) 등도 코스피 눈높이를 높였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빠른 시일 내에 올해 연간 코스피 밴드 수정치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피 목표치를 수정한 증권사들은 대부분 반도체 업종의 호실적이 기존 기대치보다 높아진 점을 주된 배경으로 들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말 330조원에서 이달 457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반도체는 137조원에서 259조원으로 올랐고, 이는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의 96%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하면, 이론적인 시가총액은 3225조원으로 증가한다. 이는 현재 대비 74.8%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라면서 “반도체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을 감안하면 기여수익률은 30.3%까지 높아질 수 있다. 해당 시나리오 하의 코스피 장기 기대수익률은 43.1%로 고점은 7870p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높이는 배경에는 이익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반도체 실적이 상향 조정된 게 주당순이익(EPS)를 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추후 반도체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EPS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상반기 중 반도체 주도 랠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대표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슈퍼사이클이 가속화될 것으로 진단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27만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도 나왔다. 대신증권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7만원으로 올렸다.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사상 최대 수익성 시현과 범용 D램 및 낸드(NAND)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년 대비 각각 154%, 89% 돌파 전망에 기인한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37만원에서 154만원으로 대폭 높였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은 매출액 274조원, 영업이익 185조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2%, 292% 오를 것”이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0.9%로 업종(평균 48.8%) 내 압도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반도체 업종 훈풍이 글로벌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 영향을 크게 입은 점에서 장기적으로 고용과 소비 위축을 초래해 경기 불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AI 시설 투자 활성화가 나타나는 것은 반도체 업종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 하지만 AI 시설 투자는 반도체 가격을 급등시키고 있다”며 “AI플레이션에 따라 유동성 환경이 훼손되면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가 상승할 수도 있다. 이는 반도체 업종 주가의 추가 상승 이후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꼬집었다. 

한국은행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23일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AI 기업의 수익성 및 고평가 논란에 따른 글로벌 주가 조정 가능성 등도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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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