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군 잇단 북콘서트…제도 보완 요구도

지방선거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군 잇단 북콘서트…제도 보완 요구도

신고·한도 규제 없는 수익 구조…공직선거법 개정 요구 확산

기사승인 2026-02-24 06:00:05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두 번째)이 22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열린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 출간기념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사인해 주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군이 잇따라 북콘서트를 열고 있다.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사들이 저서 출간을 계기로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존재감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다만 북콘서트가 정치활동 자금과 맞물릴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관련 제도 보완 필요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저서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과거 전당대회와 대선 국면에서도 북콘서트를 통해 공개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 오 시장은 시정 성과와 ‘글로벌 톱5 도시’ 구상 배경 등을 설명했다.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가며 향후 시정 방향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지난달부터 이달 8일까지 출간 기념행사를 이어갔다. 행사에서 시정 비전과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박홍근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10일, 김영배 의원은 지난 7일 각각 북콘서트를 열고 정책 구상과 정치 철학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북콘서트가 출마 선언 이전 단계에서 정책을 설명하고 지지층과 접촉하는 공개 행사로 기능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북콘서트는 공식 출마 선언 전 존재감을 알리는 자리”라며 “책 판매를 통해 일정 부분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참석 인사를 통해 정치적 세를 확인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한계도 지적된다. 북콘서트는 정치자금 후원과 달리 1인당 기부 한도 제한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행사 수익과 지출 내역 역시 정치자금처럼 의무적으로 공개 대상은 아니다. 이 때문에 선거를 앞둔 시점에 북콘서트가 정치활동 자금과 연결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반복돼 왔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8일 서울 올댓마인드 문래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은 실제 법적 다툼으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지난 10일 정 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6차례 진행한 북콘서트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 측은 선관위에 문의한 뒤 행사 진행 여부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번 북콘서트에서 책 판매를 포함해 별도의 금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행사 진행 방식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오해 소지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90일 전까지 북콘서트를 원칙적으로 허용한다. 통상적인 저서 출간 행사로 보고 표현·출판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수익 구조나 자금 사용 방식에 따라 정치자금법, 청탁금지법, 형법상 뇌물죄 위반 여부를 개별 사안별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제도 개선 필요성은 연구보고서에서도 언급됐다. 2020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구용역보고서는 북콘서트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할 필요도 없고 정치자금 한도 등 법의 규제를 받지 않아 사실상 자금모금의 통로로 이용된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익금에 대한 규율 방안과 단속의 실효성을 높일 장치 마련을 제언했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북콘서트 수익금에 대한 신고 의무를 부과하거나 일정 한도를 설정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상당수 법안은 계류 상태다. 선거를 앞둔 시점마다 반복되는 논란이 입법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