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가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안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이 보류되면서 사실상 무산 분위기에 “애초 충남대전 행정통합을 설계했던 당사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백년대계를 한두 달 만에 졸속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은 지난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정이 보류되며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그간 행정통합의 조건으로 국세·지방세 비율 60대 40 조정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양, 개발인허가사업 의제 처리 등 주요 권한 이전 등 실질적 권양 이양을 요구해 왔다.
김 지사는 "그럼에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통합법안에는 핵심 내용이 모두 빠지고 선언적 문구만 남았다”면서 “행정통합은 단순히 몸집만 키우자는 것이 아니라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의 초석을 놓는 국가 대개조 사업으로 지금이라도 국회 내에 여야 동수의 통합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김 지사는 이날 민주당 충남도당의 기자회견 중 나온 '매향' 발언을 두고는 날 선 반응을 내놨다.
김 지사는 "알맹이가 없어 반대한 것인데 이를 두고 '매향'이라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매향이라는 말은 곧 역적이란 뜻인데 아무리 상대를 공격하더라도 이런 말을 쓸 수 있는 것이냐”고 강력 반발했다.
김 지사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야당과 시도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밝힌 데 대해 “마치 이번 법안 보류가 시도의회의 탓인 양 말한다”면서 “참으로 편리한 유체이탈 화법이자 무책임한 책임 전가”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김 지사는 “작년 12월 천안 타운홀 미팅에서 통합을 직접 띄우고 속도전을 주문한 사람이 이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이 통합 방향을 제시했으면 ‘재정과 권한’이라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정부가 내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맹이 빠진 법안으로 갈등만 키워놓고 이제 와서 무리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또 충남도의회의 반대에 관해서도 "본질은 반대가 아니라 부실”이라며 “왜 누더기 법안이 국회에 올라왔는지 정부 부처의 무능부터 질타하라”고 반박했다.
충분한 공감이 없었다는 비판엔 “빈손으로 통합하자는데 누가 공감을 하겠느냐”면서 “일본 수준의 지방세 비율 조정이나 연간 9조 원 지원같은 명문화 법제화가 담겼다면 공감하지 않은 도민이 있겠냐”고 토로했다.
스스로 통합을 추진해 놓고 돌아섰다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처음 통합을 제안했을 때는 수도권 블랙홀에 맞설 초광역 구심력 형성, 자치분권 실질화, 재정과 권한의 획기적 이양 등 그 목적이 분명했다”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국회에 상정된 법안에는 그 본질이 빠지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선거 유불리·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통합을 뒤집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오히려 선거를 앞두고 졸속 처리하려 한쪽이 누구인지 되묻고 싶다”며 “기득권을 지키려 했다면 처음부터 통합을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행정통합에 실패하면 대전과 충남은 균형발전에서 패싱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이것이야말로 지역 갈등을 유발하고 지역차별을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하며 “예산 지원은 선착순이 아니라 법과 제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 지사는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통합 성과를 이재명 정부에게 넘기기 싫어서 하는 정책의 선택’이라는 시선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줄곧 재정과 권한 이양이 전제되지 않은 통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누누이 외쳤다”면서 “원칙없는 통합안을 들고나와 합의를 종용하다가, 이제 와서 ‘뒤집기’라는 억지를 쓰는 것은 자기들이 만든 졸속 법안의 부실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정부를 직격했다.
‘국민의힘이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엔 “한두 달 만에 법안을 뚝딱 처리하려는 태도야말로 정략적"이라며 "통합은 국가 운영 체계를 바꾸는 구조개혁"이라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여야 동수의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통합 추진을 위한 범정부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김 지사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 취지에서 돈줄인 재정을 이양하고 국가가 권한을 내려놓아야 자치분권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서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지방자치 실현이라는 본질에 맞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이래저래 사실상 충남·대전 행정통합 무산을 둘러싼 책임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