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첫 희생자 3주기…“특별법 조속히 개정해야”

전세사기 첫 희생자 3주기…“특별법 조속히 개정해야”

기사승인 2026-02-25 18:06:26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즉각 처리 촉구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유림 기자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강화하기 위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최소보장 방안 도입과 피해자 인정 요건 완화 등을 요구했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즉각 처리 촉구’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참석자들은 오는 28일 전세사기로 인해 처음 희생된 피해자의 3주기를 앞두고 고인을 추모하며 국회의 조속한 입법 처리를 촉구했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은 “미추홀구에서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온 지 3주기가 됐다. 이후 세 명의 희생이 더 있었다”며 “안타깝게 먼저 떠난 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그렇지만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세사기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보증금을 회수한 사례도 있지만, 여전히 구제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존재해 ‘복불복 특별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정권 교체 이후 지난해 12월 특별법이 개정돼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했던 최우선변제금 확대와 소액임차인 보호 관련 법안 역시 아직 구체적인 논의 일정이나 계획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의 즉각적인 통과를 촉구했다.

이철빈 전세사기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피해주택을 매입해 피해자를 구제하겠다고 밝혔지만, 불법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매입이 거절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LH가 피해주택을 매입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경매꾼들이 몰려들어 방어입찰을 남발하고 있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에게 돌아가야 할 경매 차익이 줄어들고 이사 비용조차 마련하지 못해 피해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죽음의 위협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며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한 문턱은 여전히 높고 전 재산과 다름없는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이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의 대응은 지나치게 느리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피해자들은 여전히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법 개정의 지연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늦어짐이 아니라 현장의 피해자들에게 가해지는 또 다른 폭력이자 잔인한 방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는 더 이상 단 한 명의 국민도 전세사기라는 거대한 사회적 재난 앞에 홀로 남겨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을 단 한 명의 누락 없이 온전히 구제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전세사기특별법을 개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국토교통부가 LH의 피해주택 매입으로 피해 구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배당금과 경매 차입금 지급까지 완료된 사례는 777호로 6.5%에 불과하다”며 “여전히 제도의 사각지대가 넓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LH의 매입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경매 차익이 적은 피해자에 대한 최소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2~3차례 신청 끝에 간신히 피해자로 인정받는 사례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세사기로 많은 세입자가 목숨을 잃은 지 3년이 지났지만, 과연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묻고 싶다”며 “6개월마다 보완 입법을 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은 단 한 번도 제때 지켜진 적이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전세사기 피해자 선구제 방안 검토를 지시했지만,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세사기특별법 보완이 필요한 내용으로 △어떤 피해자라도 보증금의 최소 50%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보장 방안 도입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요건 완화 △신탁사기 피해자 및 다세대 공동담보 피해 구제를 위한 배드뱅크 도입 △임대인 동의 없이 가능한 피해주택 시설 관리 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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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