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약국이 대형 규모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규제안을 준비 중이지만, 일선 약사들은 구체적인 대책 없이는 창고형 약국 확산으로 인한 지역약국 사막화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약국가의 최대 화두는 창고형 약국이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성남시에 1호 창고형 약국이 등장한 이후 약 8개월 만에 전국에 10곳 가까운 창고형 약국이 문을 열었다. 초기에는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개업했지만, 최근에는 대구와 전북 등 비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창고형 약국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일선 약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초대형 약국의 연이은 등장이 지역약국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약국 명칭에 ‘창고형·공장형’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환자를 현혹할 수 있는 명칭을 약국 이름으로 쓰지 못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지역 약사들은 정부와 국회의 대책이 급변하는 현장 상황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대한약사회와 정부가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필기 광명시약사회장은 26일 대한약사회 정기대의원총회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정부와 국회의 창고형 약국 대응책이 현장 상황에 맞지 않고 대응 속도도 지나치게 늦다고 지적했다.
민 회장은 “지난해 6월 창고형 약국이 처음 등장한 이후 반년 만에 전국에 10곳 가까이 새 창고형 약국이 문을 열었고, 약 10곳이 추가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대책을 마련하는 사이 현장에는 창고형 약국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해 대한약사회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창고형 약국 확산 저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약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거대 자본이 창고형·공장형 등 기형적 형태로 약국을 운영하면서 보건의료 민영화의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기형적 약국 확산은 지역 보건의료 안전망인 동네약국을 소멸시키고 약국 사막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와 국회는 네트워크 약국 금지, 기형적 약국 명칭 사용 금지, 약국개설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약국의 공공성과 국민 보건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한 창고형 약국 확산 방지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추가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형마트와 지역 소상공인의 상생 방안 사례를 참고해 초대형 약국과 지역약국이 공존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정부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과 지역 제한 등을 규제했던 것처럼 초대형 창고형 약국이 지역약국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은 26일 대한약사회 정기총회에서 “입법 속도가 느린 상황에서 동네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은 절실하다”며 “실질적으로 초대형 약국을 규제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민필기 회장 또한 “대형마트 규제 사례를 참고해 지역 소규모 약국을 보호하지 못하면 지역약국 사막화로 이어져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비수도권 약국가에 더 큰 타격이 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정부와 국회가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