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를 중심으로 2.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내외에 이를 가능성도 제시했다.
한은은 26일 ‘경제전망(2026년 2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기존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건설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이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기 호조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0.9%, 2분기 0.3%, 3분기 0.4%, 4분기 0.4%로 전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1분기 1% 내외 성장률을 보일 수 있다”며 “만약 반도체 수출이 더 좋으면 성장률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성장률(1.0%)과 같은 수준이다.
이어 “수출 데이터가 반도체 중심으로 워낙 좋게 나오고 있다”며 “소비도 카드 데이터를 보니 여전히 좋은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0.3%로 역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세계 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성장률을 0.35%포인트(p)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소비 측면에서도 양호한 기업 실적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으로 0.05%p 정도 높이는 요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산업별 기여도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등 IT 제조업이 올해 성장률에 0.7%p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에는 0.6%p 정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장 기여도로 보면 내년에는 조금 낮아질 것”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8%로 낮추는 요인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6연속 동결…점도표 첫 도입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준금리를 6차례 연속 연 2.50%로 동결했다. 성장 전망이 비교적 낙관적인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명분이 약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7명 전원 일치로 이뤄졌다. 이밖에 환율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과 환율 불안정성 등이 동결 배경으로 작용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 근처에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성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위험)도 지속되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부터 기존에 구두로 제시하던 ‘3개월 내 금리 전망’을 폐지하고, ‘K점도포’를 처음 도입했다. 총재를 포함한 7명의 금통위원이 익명으로 6개월 후 금리 전망에 대해 확률 분포를 반영해 점 3개씩 나눠 찍는 방식이다. 한은은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매년 2·5·8·11월 총 4차례 점도표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6개월 후(2026년 8월) 조건부 금리전망 결과에 따르면 총 21개의 점 가운데 16개가 현 수준인 2.50%에 찍혔다. 2.25%로 0.25%p 인하를 전망한 점은 4개, 2.75%로 0.25%p 인상을 전망한 점은 1개였다.
이 총재는 점도표 도입에 대해 “제가 마무리 하고 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한은 총재가 된 다음 3년 동안 준비했던 자료”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