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물류업계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유가 상승과 주요 항로 불안이 물류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직접적인 사업 노출이 크지 않은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함께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내 주요 물류 업체들은 연료비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인 만큼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 상승 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급등했던 국제 유가는 일단 상승세를 멈추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4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1.40달러로 전장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중동 갈등 격화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여파로 지난달 말 배럴당 70달러대 초반에서 단기간에 80달러대로 뛰었다.
다만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당장 물류비 상승 이슈가 발생할 정도의 유가 상승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동 정세 불안이 단기간에 끝날지 장기화될지 불확실한 만큼 유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특히 수에즈 운하는 글로벌 해상 교역의 주요 통로이며 항공 물류에서도 두바이 등이 국제 물류 네트워크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K-뷰티, K-푸드 등 역직구 수요가 늘어나면서 물류업체들도 유럽·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물류 확대에 힘을 쏟아왔다. 중동 역시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투자도 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중동 물류 거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사우디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통합물류특구에 글로벌물류센터(GDC)를 구축하고 이달 그랜드 오픈 기념식을 열며 중동 이커머스 물류 허브 운영에 들어갔다. 이 센터는 사우디를 거점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주요 국가에 상품을 공급하는 권역형 풀필먼트센터로 한국 상품의 역직구 물류에도 활용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중동 정세와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사우디 GDC는 현재까지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중동 지역에 ‘CJ 로지스틱스 UAE’ 법인을 두고 있다. 이 법인은 중동·아프리카·CIS 권역 물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아부다비 법인은 프로젝트 물류 운영 허브, 두바이 법인은 재무 허브 기능을 맡고 있다. 회사 측은 현지 법인 역시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운영 차질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중동 지역에 별도의 법인이나 포워딩 사무소를 두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해상 물류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항로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선박 운항 차질이나 보험료 상승, 운임 변동 가능성 등이 변수로 거론된다. 항공 화물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동 상공 항로가 제한될 경우 우회 운항에 따른 운항 거리 증가와 연료비 상승이 불가피해 물류 비용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에서 직접 운영하는 사업 규모가 국내 업체들에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유럽으로 향하는 물량도 다양한 항로가 있는 만큼 해운업계에 비해 택배 중심 물류업체들이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철휘 아주대 대학원 물류SCM학과 겸임교수는 “현재 유가가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물류업체들도 일정 부분 타격이 예상된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증가한 비용이 화주나 거래처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 “업체 전반의 비용 상승 이슈도 있지만 최근 등유 가격까지 영향을 받고 있어 물류업체와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 택배 차량 기사들의 연료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