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징계’ 역풍 맞은 野 지도부…친한계, 당권파·윤리위 동시 압박

‘배현진 징계’ 역풍 맞은 野 지도부…친한계, 당권파·윤리위 동시 압박

배현진 “법원 결과 기쁘면서도 참담…장동혁, 할 말 없을 것”
친한계 “지도부, 지방선거 승리 위해 윤리위원장 경질해야”
한동훈, 7일 부산 방문해 소통 행보…친한계 대거 동행 예고

기사승인 2026-03-06 17:49:39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법원의 징계효력 가처분 신청 인용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건주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1년’을 두고 법원이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장동혁 지도부가 역풍에 직면했다. 친한계는 배 의원의 징계를 주도한 당권파와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도부가 ‘단일대오’ 기조를 내세웠지만, 법원의 징계 취소 결정으로 당내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모습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계 의원들은 지도부의 노선 변화를 촉구하며 윤민우 윤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징계 취소 당사자인 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기쁜 소식이지만 법원의 결과를 듣고 허탈한 감정을 느꼈다”면서 “장동혁 대표는 아마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과 결이 맞지 않은 인물들을 윤리위를 통해 숙청하는 방식으로 당을 운영하고 있다”며 “장 대표 스스로 국민의힘의 ‘가장’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이번 사태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야당의 대표다운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장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할 경우 지지율이 빠진다’고 언급한 것은 본인의 지지기반이 약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라면서 지방선거 승리보다 본인의 당내 권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일부 친한계 인사들이 한동훈 전 대표와의 대구 일정 동행으로 윤리위에 제소된 것과 관련해 정치적 판단이 개입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리위가 정적 제거의 수단으로 이용되며 희화화됐다”며 “당대표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과 함께 한다고 해서 ‘해당행위’로 징계한다면 당원뿐 아니라 국민들도 당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전 대표도 지도부가 법원의 결정에 반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사랑하는 국민의힘이 ‘반헌법적’이라는 소리를 법원으로부터 들었다”면서 “장 대표 등 윤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 당권파들은 반헌법적 숙청이라는 법원 재판 결과에 대해 한마디의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군인들에게 계엄에 대한 책임을 미뤘듯이 본인들이 꽂은 윤민우 윤리위원장,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에게 책임을 미룰 것인가”라며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이제 대한민국 법원마저 제명하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전재훈 기자

윤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도 당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당의 사법기구로서 기강을 잡아야 할 윤리위가 위법적 결정을 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참담하고 망신스러운 일”이라면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친김건희’ 노선을 걸어온 윤 위원장에게 권한을 쥐어주면서부터 이번 사태는 예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당장 윤 위원장을 경질해야 하지만 장 대표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며 “당을 수렁으로 밀어 넣은 장 대표와 지도부가 야당을 이끌 자격이 없다는 것은 모든 국민들도 알고 있다”고 소리 높였다.

진종오 의원 역시 “윤리위는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즉각 윤 위원장을 경질해야 한다”면서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있지 말고 국민들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야 진짜 민심이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하고 윤리위의 만행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지방선거 승리와 보수 재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반면 지도부는 법원 결정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는 원칙적으로 윤리위의 판단에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당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지방선거 승리”라고 언급했다.

그는 “법원 판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당의 분열로 비칠 수 있어 적절치 않다”며 “현재 장 대표는 민생과 지방선거 승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사안을 직접 언급할 계획도 없다. 추가적인 당의 대응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의 무리한 ‘징계 정치’가 야당의 내홍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에 “지도부가 윤리위 결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이 장 대표와 같은 노선을 걷고 있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나”라면서 “잘못된 징계 결과에도 지도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도부를 향해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가처분 결과가 배 의원과 똑같이 나올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며 “당내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고 하지만, 실제 당내 갈등을 유발하는 주체는 지도부”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전 대표는 7일 부산을 방문해 지지자·청년들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는 배 의원을 비롯해 친한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알려져,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한계의 결집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전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