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고정밀 지도’ 빗장 풀렸는데 네카오 ‘잠잠’…숨은 변수는

구글 ‘고정밀 지도’ 빗장 풀렸는데 네카오 ‘잠잠’…숨은 변수는

기사승인 2026-03-06 18:10:55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문 부사장이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메인 이벤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 지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우진 기자

정부가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하기로 하면서 관련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지도 서비스 위기론이 제기되지만, 업계에서는 공간정보 스타트업을 포함한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구글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조건부 허가하기로 한 데 대해 네이버 등 국내 지도 서비스 기업들은 아직 별도의 대응 조치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당장 국내 지도 서비스 경쟁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활용해 구글맵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보다는 자율주행 등 공간정보 기반 서비스 확대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지도 서비스 기업보다 공간정보를 활용하는 스타트업이나 관련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활용해 구글맵을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할 것 같지는 않아 네이버와 카카오에게는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며 “다만 안보 측면 우려와 함께 공간 정보 등을 활용한 스타트업들의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국내 조세 회피 논란도 있는 상황에서 고정밀 지도 활용에 대한 정당한 이용료를 낼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정당한 이용료를 내지 않을 시 지도 관련 업계에 대한 역차별이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1대5000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 여부에 대해 영상 보안 처리,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서버 활용 등의 조건 준수를 전제로 허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구글 지도는 한국 지역을 1대 2만5000 축척으로만 표시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1대 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약 50m 거리를 지도상 1cm 수준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정보 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위성 이미지 속 보안시설을 가림 처리하는 것에 더해 한국 영역의 좌표 정보를 국내외 구글 지도 이용자 모두에게 보이지 않도록 조치하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 지도 역시 이러한 변화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며 한국 이용자와 해외 관광객 모두에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2007년을 시작으로 세 차례에 걸쳐 국내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요청해 왔다. 2016년에도 관광 활성화를 이유로 같은 요청을 했지만 정부는 안보 우려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후 지난해 2월 다시 요청이 접수됐으나 정부는 같은 해 5월과 8월, 1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결정을 연기해 왔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