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시선]‘민주당 공천이 당선’이라는 역설적 부담감

[편집자시선]‘민주당 공천이 당선’이라는 역설적 부담감

전북자치도지사 ‘비상계엄 의혹 논란’에 뒤늦게 김관영·안호영·이원택 경선 확정
기초단체장 정밀심사·하위20% 후보 등 걸러내고 정책 대결 경선 돼야

기사승인 2026-03-09 16:19:01

6·3지방선거가 채 90일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공천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수십 년 동안 각종 선거에서 한두 차례를 제외하고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이 지배해 온 만큼 민주당 후보들의 경선을 향한 각축전이 ‘혈전’이 되고 있다.

출마자들에게 있어 어느 선거라 해도 모두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없겠지만 그래도 도민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전북자치도지사 선거라 할 수 있다. 민주당은 다른 광역지자체보다 늦게 전북자치도지사 경선에 김관영 현 도지사와 안호영 국회의원, 이원택 국회의원 3인이 참여한다고 확정 발표했다. 

민주당은 일찍이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한데 이어 박찬대 전 원내대표를 인천광역시장 후보,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을 경남지사 후보로 공천했다. 또 서울·경기·울산·전남광주 등 4개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는 경선으로 선출키로 했다. 그러나 전북자치도 등은 미뤄오다 지난 8일 전북과 제주의 후보 3인 경선을 확정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특별한 흠결이나 공천을 배제할 만한 사유를 갖고 계신 분들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경선 기회는 다 드리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전북자치도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일부 후보가 컷오프되는 전례가 있었던 터라 지역 정치권은 긴장해 왔다. 

그사이 전북자치도지사 경선 구도에 변화도 있었다. 일찍이 출사표를 던지고 열심히 뛰던 정헌율 익산시장이 안호영 의원과 정책연대와 단일화를 잇따라 선언하면서 불출마를 밝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은 더 격해졌다. 익산은 인구 30만명이 이르는 전북자치도에서 전주시 다음으로 큰 도시라는 점에서 정 시장의 불출마 이후 있을 민심 변화가 민주당 도지사 후보 경선의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전북자치도지사 후보 경선이 늦어진 이유로 알려진 김관영 도지사의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 문제를 두고도 격론이 벌어졌다. 계엄 당일 전북자치도 청사 폐쇄와 35사단과의 협조체제 유지, 준예산 편성 등 3대 사안이 논란의 핵심 쟁점 사항이었다.

이원택 의원은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도의 ‘긴급 대처상황’ 문건을 근거로 김 지사의 대응을 “내란 방조 의혹”으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문건에 적시된 표현을 문제 삼으며 “기록과 해명이 배치된다”고 주장하고, 청사 출입 통제와 행안부 지시 전파 과정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전북도는 “청사 폐쇄는 없었고, 야간 방호체계 범위 내 조치였다”고 반박하고, 35사단 협조는 도민 안전을 위한 상황 공유였으며 준예산 검토 역시 통상적 행정 대비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김 지사도 입장문을 내고 “내란 방조 주장은 민주당 지방정부와 전북도민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공관위에서도 김 도지사의 계엄 당시 행적을 두고 논란이 있었으나 검증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컷오프를 결정할 만한 중대한 결격 사유로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계엄 당일 행적을 가지고 논란이 일면서 정책 토론은 실종되고 오히려 논란 자체가 지역 발전의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여론도 일었다.

민주당 전북자치도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검증에서는 모두 9명이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중앙당에 이의 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받았다. 현직 기초단체장으로는 우범기 전주시장과 최경식 남원시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 시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선출직 공직자 평가 결과도 변수다. 현직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대거 재도전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하위 20%’ 통보가 현실화하자 지방선거 공천 구도를 뒤흔들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전북자치도에서는 기초단체장 2명과 광역의원 7명이 하위 20%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들은 사실상 공천 경쟁에서 ‘공천 탈락’과 버금가는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에서 파렴치한 범죄나 이해충돌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역 의원들이 대거 생환하면서 ‘도덕성 검증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자격심사 단계에서 걸러졌어야 할 명백한 부적격 후보들이 공관위로 넘어온 것 자체가 집권 여당의 자정 능력을 의심케 한다는 지적인데 이는 지역위원장과의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준병 전북자치도당위원장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 인위적인 컷오프는 없겠지만 기초단체장 예비후보의 경우 정책 경쟁을 최대한 유인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경선이 다가올수록 후보들은 서로 헐뜯기에만 몰두하는 분위기다. 전북 정치의 절대적 기반을 유지해 온 민주당,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극히 일부 몇 곳을 제외하고는 ‘공천이 당선’이라는 선례가 재연될 것이다.

도민들은 또 ‘그들만의 리그’가 벌어지고 있다고 탄식한다. 성장과 퇴보의 기로에 선 전북자치도로서는 이번 지방선거만큼 중요한 선거가 없다. ‘일당 독식’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공천하느냐가 결정적 고리가 될 것이다. 민주당은 스스로 흠결 있는 후보, 도덕적 가치관이 박약한 후보, 주민의 뜻에 역행하는 후보 등 옥석을 가려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