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들고 있던 삼성전자가 드디어 올라 8만원대에 팔았던 투자자입니다. 이후로 삼성전자가 계속 올라서 매일같이 후회하다가, 중동 전쟁이 터지며 급락하길래 오를 줄 알고 샀는데 또 물렸네요. 그냥 일 열심히 할 걸 그랬습니다. 앞으로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요.
“반도체 사이클은 이제 시작”이라던 전문가들의 장밋빛 전망을 믿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뒤늦게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거대한 ‘수급 함정’에 빠졌다. 외국인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해 반도체 비중을 공격적으로 줄이는 동안, 그 물량을 온몸으로 받아낸 개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6%(333.0) 급락한 5251.8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장중 고점(6347.41) 대비 17.3% 하락한 수치다. 특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
‘아, 심장아’…삼전·닉스 고점에 물린 개미
최근 한 달(2월 9일~3월 9일)간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0조8147억원, SK하이닉스를 3조5753억원어치나 쓸어 담았다. 두 종목이 나란히 개인 순매수 1위와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수익률은 처참하다. 삼성전자에 올라탄 개인들의 평균 매수가는 19만192원. ‘반도체 승리’를 확신하며 팅했지만, 이날 삼성전자가 17만3500원에 마감하며 평균 매수가 대비 -8.78%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평균 매수가 94만2327원대에 포진한 개인 투자자들은 한 달 만에 -11.28%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급락한 83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개인들이 반도체 대호황을 기대하며 쌓아 올린 공든 탑이 중동발 유가 폭등과 글로벌 긴축이라는 파도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시장의 수급 주체별 성적표를 뜯어보면 상황은 더욱 극명하게 엇갈린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16조6584억원, SK하이닉스를 5조6928억원어치 순매도하며 무서운 기세로 탈출했다.
특히 외국인의 삼성전자 평균 매도가는 19만3640원, SK하이닉스는 94만185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외국인이 가장 높은 가격대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떠난 물량을 개인들이 고스란히 넘겨받은 셈이다. 뒤늦게 뛰어든 개인들 상당수는 손실 구간에 갇혀 있다.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시장이 코인화된 거 같다. 월급 받으면서 편히 살걸 괜히 주식 계좌 열었다”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고점에 물린 개인들의 투심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 “반도체 긍정적 시각 유지…회복 가능”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반도체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전 공습이 전면전 양상으로 이어지며 국내 반도체 ETF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주요 유가 상승 국면에서 유가 급등은 국내 반도체 주 실적 악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만큼 유가 안정과 함께 주가 회복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준우 교보증권 책임연구원도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대강도 둔화는 약세 신호라기보다 쏠림 현상이 타 업종으로 확산되는 성격”이라며 “한국 반도체 실적과 수출 모멘텀 지속 가능성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