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첫 날…교섭 위한 노사 노력 ‘숙제’

노란봉투법 시행 첫 날…교섭 위한 노사 노력 ‘숙제’

경영계·노동계 입장차 ‘여전’…여야 찬반도 팽팽
노동부 “내실있는 교섭 위한 노사 노력 함께 해야”
노사 각각 가이드라인 준비…노란봉투법 대응 모색

기사승인 2026-03-10 06:00:11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맨 왼쪽)과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오른쪽에서 2·3번째) 등 경영계·노동계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30일 국회에서 열린 노란봉투법 시행 전 토론회에 모여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김건주 기자 


고용노동부가 개정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의 판단 기준을 담은 해석지침을 최근 확정한 가운데 법안이 시행된다. 다만 경영계가 ‘무분별한 교섭 요구’를 우려하며 제도 유지를 위해선 정치권의 봉합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0일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 강화 등 사용자 범위 확대와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는 내용의 노란봉투법이 시행된다. 이번 개정은 원·하청 등 고용구조에서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원청과의 대화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담았다. 이를 통해 노사 간 자율적 교섭을 촉진하고 갈등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설명이다.

이날부로 사용자의 범위는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까지 인정 범위가 커졌다. 이로써 하청노동조합이 원청과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기반이 분명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노동쟁의 대상도 확대됐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 등도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된다. 이와 더불어 쟁의 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규정으로 노사분쟁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했다는 설명이다.

전수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대해 “새로운 노동 제도가 산업 현장에 안착하기까지 겪을 진통에 대한 우려도 공감한다”며 “민주당은 현장의 혼란을 막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세심한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영계와 국민의힘은 ‘무분별한 교섭 요구’를 우려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8일 경영계 입장문을 통해 “법시행 전임에도 하청노조가 원청이 교섭에 나올 것을 요구하며 사업장 점거 농성을 하는 등 불법적인 실력행사로 회사를 압박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일부 노동계는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교섭의제에 대해서도 교섭을 요구하겠다고 공언해 사용자범위와 교섭의제를 두고 노사간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관계 안정을 위해 노동계가 원청기업과의 단체교섭 시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 외에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는 등의 행위를 자제하고 교섭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향후 노란봉투법이 노동권 보호라는 취지를 넘어 산업현장에서 갈등과 압박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없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우려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내실있는 교섭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전날 간부회의에서 “경영계는 교섭을 회피하기보다는 대화와 책임있는 자세로 상생의 해법을 찾는 노력을, 노동계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절제와 타협의 자세로 대화에 임해달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의에 나선다면 산업 현장의 갈등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각각 법 시행에 맞춰 가이드라인 등을 준비 중이다. 경총 관계자는 “‘원하청 상생과 협력의 단체교섭 절차 체크포인트’를 마련해 회원사에 배포하고 단체교섭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등 교섭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원청 교섭 실행 7단계’ 로드맵 등 현장 대응지침을 구축했으며, ‘개정 노조법 대응 신고센터’(가칭)를 운영해 현장 사례를 접수할 예정이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