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10명당 공공기물 1개를 닦겠습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팔로워 수에 맞춰 공약을 이행하는 ‘참여형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17일 인스타그램에 ‘팔로워 1명당’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자 ‘2초간 코딩하기’, ‘1m 달리기’ 등 다양한 주제의 게시물이 쏟아졌다. 특히 팔로워 1명당 스쾃 1회를 수행하는 영상은 조회수 476만 회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충북 청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싸클(28·가명)은 공공시설물을 청소하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계정명 ‘silence clean’에 걸맞게 그는 별다른 멘트 없이 팔로워 10명당 교통 표지판이나 버스정류장 의자 등 공공시설물 한 곳을 정성껏 닦는다.
영상 속 그가 세정제를 뿌리고 솔로 표면을 문지르자, 묵은때에 가려졌던 표지판의 그림과 글자가 점차 제빛을 찾는다. 영상에는 시각적 정화 과정과 청소 소리가 주는 몰입감이 뛰어나다는 평가와 함께, 지역사회 공공시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싸클의 목표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공공시설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일상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나, 채널 규모가 커짐에 따라 구독자 수와 활동량을 연동하는 ‘공약 이행형’ 모델로 전환했다. 싸클은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활동이 확장되는 구조 덕분에, 시청자 역시 활동의 주체가 되는 참여 유도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길거리의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크리에이터도 등장했다. 직장인 브릭(36·가명)은 인스타그램에서 ‘청소하는 사람’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해 4월, 구독자 1명당 쓰레기 1개 수거를 공약으로 내걸고 첫발을 뗐다. 길거리의 비닐과 담배꽁초는 물론 하수구 깊숙이 방치된 오물까지 끄집어내는 진정성에 구독자 수는 게시 2주 만에 8만 명을 돌파했다.
팔로워 수가 급증하며 영향력이 커지자,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활동 초반에는 약속한 수량을 채우는 데 집중했다면, 점차 수치에 얽매이지 않고 특정 지역 전체를 정화하는 방식으로 범위를 넓혔다. 홀로 시작했던 걸음은 이제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의 동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브릭은 매주 50~100명 규모의 시민과 함께 정기적인 플로깅을 진행한다.
지난 2월14일 브릭의 주최로 열린 플로깅 행사는 뜨거운 참여 열기를 증명했다. 당초 모집 인원은 30명이었으나, 두 배가 넘는 70여 명의 신청자가 몰린 것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A씨(28)는 “숏폼 영상을 통해 우리 동네에서 플로깅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영상으로만 지켜보던 선한 영향력을 직접 실천해 보니 성취감이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러한 흐름은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이어져, 브릭의 카페에는 ‘하루 쓰레기 하나 줍기’ 인증 게시물이 연일 업로드되고 있다.
브릭은 “시작 동기가 무엇이든, 결과적으로 우리 주변의 공공 환경을 개선하는 실천이 늘어난다는 점에 분명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누군가의 활동을 보고 ‘멋있다’며 박수 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는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바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