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 현실화에…한샘 지배구조 향방 주목

자사주 소각 의무화 현실화에…한샘 지배구조 향방 주목

자사주 소각 의무화 시행…한샘 대응 전략 관심
보유 자사주 29.5%…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제기
롯데 재무본부장 이사회 합류 배경에도 촉각

기사승인 2026-03-11 06:00:12


자사주 소각을 원칙화한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자사주 보유 비중이 약 29.5%에 달하는 한샘이 제도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소각이 현실화될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과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3차 상법 개정안 공포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의 핵심은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 대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회사는 새로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하며, 기존 보유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하도록 했다. 자사주가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

이에 자사주 비중이 높은 상장사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한샘은 자사주 보유 비중이 약 29.5%에 달해 향후 자사주 소각 여부와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샘의 주주 구성은 IMM프라이빗에쿼티 및 특수관계인 36.0%, 테톤캐피탈파트너스(TETON CAPITAL PARTNERS, L.P) 9.2%, 국민연금 5.4%, 자사주 29.5%, 기타 20.0% 등으로 분포됐다.

자사주 소각이 현실화될 경우 유통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기대되는 동시에 최대주주의 지분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샘은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자기주식 소각과 관련해 상법 개정안의 취지를 고려한 검토를 진행 중이나 현재 구체적인 일정이나 규모 등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샘의 자사주 소각이 단순한 주주환원 정책을 넘어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자본정책은 시장 상황과 재무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향후 이사회 결의 등 공식적인 결정이 이루어질 경우 관련 절차에 따라 공시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샘 이사회에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이 새롭게 합류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재철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임 본부장은 롯데지주 경영개선실 출신으로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전무)으로 승진했다.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는 자리로,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평가한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선은 기존 기타비상무이사의 사임에 따른 후속 인사로 이사회 내 전문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신규 선임 예정자는 재무 분야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이사회 내 재무적 검토 기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21년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을 인수할 당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약 3000억원을 출자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향후 경영권 매각 시 우선매수청구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롯데쇼핑은 이사회 참여 등을 통해 한샘의 주요 경영 현안을 함께 들여다보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자사주 소각이 본격화되면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롯데지주의 지분률도 상대적으로 강화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지분 관계를 고려할 때 이번 재무 전문가 합류 역시 한샘의 재무 상황과 주요 현안에 대한 검토 기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현실화될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 변화와 함께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3차 상법 개정으로 원칙적 소각 시대를 맞이하면서 한샘 자사주 29.5% 가운데 상당 부분의 소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사주 전량을 소각할 경우 최대주주 IMM PE의 지분율은 현재 35.4%에서 50.2%로 상승해 과반을 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자사주 소각이 주주환원의 기반을 마련하면서 기업 밸류에이션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전망은 다소 보수적이다. 이 연구원은 “주택 공급 감소에 따른 B2B 부문 매출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리하우스와 홈퍼니싱 등 B2C 부문의 매출 성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 구조상 고정비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영업 레버리지 효과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샘은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와 인테리어 업황 부진 속에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한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7445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85억원으로 전년보다 40.8%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입주 물량 감소와 대출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올해 역시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올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키친, 수납, 바스 등 핵심 카테고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신제품 출시, 브랜드선망성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견인할 것”이라며 “특히 작년 말부터 전개 중인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시작으로, 각 카테고리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침체된 업계 분위기 속에서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