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설치 두고 충돌…與 “수사·기소 분리 보편”, 野 “수사 지휘권 필요”

중수청 설치 두고 충돌…與 “수사·기소 분리 보편”, 野 “수사 지휘권 필요”

공청회서 중수청 인력 확보·‘6대 범죄’ 등 논의

기사승인 2026-03-11 17:33:51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1일 국회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 유병민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과 관련해 여야가 수사·기소 분리 필요성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여당은 “정치 검찰의 행태가 개혁을 자초했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수사 지휘권이 사라지면 수사 혼선이 커질 것”이라며 제도 설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11일 중수청 설치 법안과 관련한 입법 공청회를 열고 제도 도입 필요성과 법안 구조 등을 논의했다. 특히 중수청 출범 이후 역량 있는 수사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중수청이 담당할 ‘6대 범죄’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등의 쟁점들도 주요 논점으로 제기됐다.

소위원장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청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로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근원적인 문제의식을 제기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검찰의 행태가 중수청 법안을 자초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와 기소 분리는 세계 주요 선진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보편적인 제도”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수사·기소 분리 자체가 형사사법 체계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공소청)이 수사 지휘를 하지 않으면 수사 우선순위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수사가 늘어지고 사건 처리 속도도 늦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1일 국회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공청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유병민 기자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의견도 엇갈렸다.

전홍규 법무법인 해랑 대표변호사는 공소청이 법무부 소속으로 설계되는 만큼 중수청은 행안부 장관 소속으로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간 상호 견제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 수사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휘·감독 권한과 관련해 “검찰을 법무부에서 떼어내는 이유는 정치적 외압을 막기 위함인데, 행안부 장관에게 지휘권을 주면 결국 정권 맞춤형 수사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권한 남용을 막을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알찬 법무법인 세담 대표변호사는 중수청법을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입법적 장치로 평가하면서도 법안 설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관 간 관계 규정에 따라 사실상 수사 지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며 “수사 독립성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법문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영훈 법무법인 시우 파트너변호사는 정부안의 완성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52개 조로 된 정부안 전체에서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조항이 32개나 된다. 법률이 직접 규정해야 할 내용을 시행령에 과도하게 넘겼다”며 “정부 제출 법률안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수청이 수사하게 될 6대 범죄의 범위를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에 위임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유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