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가요”…제약사가 주목하는 더마코스메틱 시장 성장세

“믿음이 가요”…제약사가 주목하는 더마코스메틱 시장 성장세

동국제약 ‘센텔리안24’ 누적 매출 1조원 돌파
제약사, K-뷰티 붐 타고 더마코스메틱 확대
의약품 R&D와 화장품 조합, 신뢰도 제고 효과

기사승인 2026-03-12 06:00:12 업데이트 2026-03-12 08:55:38
11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올리브영 매장에 마련된 ‘더모코스메틱’ 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제품들을 분류해 뒀다. 심하연 기자

뷰티 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제약업계의 화장품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의약품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한 ‘더마코스메틱(피부과학(Dermatology)+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이 신뢰를 토대로 소비층 확대를 이끌며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떠오르자, 제약사들이 관련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는 것이다.

11일 서울 홍대 인근 올리브영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정모(29)씨는 “평소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 일반 화장품보다는 더마코스메틱 제품 위주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 제품들을 쓰고 나서는 트러블이 거의 올라오지 않아 계속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분이 비교적 순한 느낌이 들고 피부 진정 효과도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제약회사에서 만든 화장품이라고 하면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됐을 것 같아 더 믿음이 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자가 이날 방문한 홍대 인근 올리브영 매장을 비롯해 여러 뷰티 매장에서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제품들을 따로 분류·배치해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매장 관계자들은 소비자 수요 확대에 따른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기능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제약사 기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들의 존재감도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동국제약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가 꼽힌다. 센텔리안24는 2015년 출시 이후 마데카 크림 등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며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대표 제품인 ‘마데카 크림’ 판매량도 8700만개 이상을 기록했다. 동국제약의 헬스케어 사업부문 매출 역시 지난 2024년 2736억원을 기록하며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에 이어 회사 실적을 견인하는 주요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대웅제약 관계사 디엔코스메틱스의 브랜드인 ‘이지듀(Easydew)’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지듀는 피부 재생 성분을 기반으로 한 기능성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인지도를 높이며 지난해 기준 연매출 1000억원 규모 브랜드로 성장했다. 대표 제품인 기미 쿠션은 출시 이후 누적 매출 400억원을 기록하며 브랜드 확대에 기여했다.

동아제약 역시 2019년 선보인 더마 브랜드 ‘파티온’을 통해 화장품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파티온의 지난해 매출은 2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2019년 론칭 이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제약사들이 화장품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배경에는 산업 구조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제약 산업 특성상 신약 개발에 평균 10년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R&D 비용이 투입되지만, 성공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이다. 반면 화장품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제품을 출시하고 즉각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가능한 구조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은 기존 의약품 사업과 함께 더마코스메틱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소비자 수요 증가 역시 더마코스메틱 시장 확대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화장품 소비 트렌드는 단순 미용 중심에서 피부 장벽 강화, 진정, 재생 등 기능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의약품 연구 기반 성분을 강조한 제품이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유통 채널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더마코스메틱 카테고리 매출은 최근 전년 대비 약 30%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피부 개선이나 진정 효과를 강조한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더마 화장품 시장 자체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제약사의 화장품 시장 진입 규모가 향후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 수요 자체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K-뷰티 수출 확대와 맞물려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연구개발(R&D) 역량과 의약품 성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능성을 강조한 화장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최근 소비자들도 단순 미용보다는 피부 개선이나 진정, 재생 기능을 강조한 제품을 선호하면서 더마코스메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사 입장에서도 의약품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장품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