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와 글로벌 플랫폼 경쟁이 심화하면서, 온라인 유통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물류 플랫폼 확산과 초저가 경쟁 속에서 기업 간 네트워크 협업과 상품 차별화 전략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상품학회와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11일 ‘2026 글로벌 이커머스 재편&소비·유통 트렌드’를 주제로 ‘2026 온라인유통산업 웨비나’를 개최하고 업계 관계자들과 올해 산업 전략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첫 번째 발제를 맡은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명예회장은 ‘2026년 재편되는 글로벌 이커머스: AI 물류 플랫폼과 생태계의 미래’를 주제로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 흐름을 진단했다.
조 명예회장은 “최근 2~3년 사이 중국 내수시장의 불안정과 금융·부동산 문제 등으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의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 전 세계 유통시장을 장악했던 월마트를 아마존이 매출 기준으로 추월했다”면서 “아마존은 AWS 클라우드 사업과 광고 사업 등 높은 수익성을 가진 캐시카우가 있어 유통·물류 사업에서 일부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조 명예회장은 향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AI 기반 물류 플랫폼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는 상품 소싱과 공급망 관리, 매장 판매, 고객 서비스 전반에 활용되기 시작했다”며 “기업들은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배송 최적화 등에 AI를 이미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발제를 맡은 이종우 남서울대 교수는 ‘2026년 소비 및 유통 트렌드’를 주제로 유통시장 변화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온라인 식품 시장 성장세를 주요 변화로 꼽았다.
이 교수는 “식품은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난도가 높은 상품이지만 물류 속도가 빨라지면서 온라인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온라인 유통이 마지막으로 공략할 시장이 식품이라면, 이 영역까지 온라인이 장악할 경우 국내 유통시장의 무게 중심이 온라인으로 더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은 로켓프레시에 집중하고 있고 네이버쇼핑은 마켓컬리와 협업하는 등 식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서는 성장 전략 측면에서의 영향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쿠팡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게는 이익 감소보다 성장률 둔화가 더 큰 위기 의식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혁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은 성장 실적을 통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쿠팡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탈 고객이 완전히 플랫폼을 떠나기보다는 가장 유사한 네이버 쇼핑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만약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허용된다면 쿠팡과 네이버쇼핑 중심의 시장에 이마트, 롯데마트, GS리테일 등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5대 유통 대기업’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며 “이마트와 롯데마트, GS리테일 입장에서는 유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유통산업의 핵심 전략으로 기업 간 협업과 상품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조 명예회장은 “유통산업은 필요에 따라 기업 간 협업을 통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유통기업 간 네트워크 경쟁이 중요한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제품 용량을 작게 하거나 가성비를 높이는 방식으로 우리 회사의 제품을 고객들이 사야만 하는 이유를 꾸준히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 역시 “기업은 강점은 더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기보다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물류는 전문 업체에 맡기고 상품 차별화와 마케팅에 집중해 공동 물류·배송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