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넘어 AI·로봇으로”…K-배터리 ‘신시장’ 정조준 [인터배터리 2026]

“전기차 넘어 AI·로봇으로”…K-배터리 ‘신시장’ 정조준 [인터배터리 2026]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 개막
14개국·667개사, 총 382개 부스 마련 ‘역대급 규모’
K-배터리, 전기차 넘어 ‘ESS·로봇’ 기술 무대 넓혀

기사승인 2026-03-11 18:39:55 업데이트 2026-03-13 00:28:57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SK온이 ‘차세대 에너지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들에게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송민재 기자

“배터리가 전기차뿐 아니라 AI·로봇 분야에도 활용되다니 신기해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 개막 첫날부터 코엑스는 전 세계의 배터리 기술을 살펴보려는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의 대형 부스였다. 전기차(EV) 배터리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기업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로봇 등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확장된 기술을 대거 공개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삼성SDI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AI 진단 기능이 적용된 ESS 설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송민재 기자

AI·로봇·데이터센터까지…전기차 넘어 확장되는 배터리 기술


이날 전시장 중심부에 자리한 국내 배터리 기업 부스 사이에는 차세대 기술을 살펴보려는 관람객들이 끊임없이 몰렸다. 기업들은 전기차 중심이던 배터리 기술을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에너지 인프라 등 새로운 산업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삼성SDI 부스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겨냥한 배터리 기술이 눈에 띄었다. AI 데이터센터용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와 서버용 배터리 백업 유닛(BBU) 배터리가 전면에 배치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성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전시를 통해 강조했다.

부스 한편에서는 ESS 화재 예방 소프트웨어 ‘삼성 배터리 인텔리전스(SBI)’도 공개됐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배터리 상태와 이상 징후를 분석하고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기술로, ESS 운영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설루션이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적용될 전고체 배터리 샘플도 전시됐다. 

삼성SDI의 ‘삼성배터리박스(SBB)’ 제품. 송민재 기자

부스를 둘러보던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박준서 학생은 “그동안 배터리가 단순히 전기차에만 쓰이는 줄 알았는데 AI 데이터센터와 로봇에도 활용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기업마다 강조하는 기술 방향이 조금씩 달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SDI 부스 바로 옆에는 SK온 부스가 자리했다. SK온은 ‘차세대 에너지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전시 부스를 열고 미래 혁신 기술들을 소개했다. 

이곳에서는 셀을 모듈 없이 바로 팩에 탑재하는 ‘셀투팩(CTP) 통합 패키지 설루션’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셀과 모듈 구조를 단순화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는 기술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설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SK엔무브의 액침 냉각 플루이드 기술을 결합한 ‘액침 냉각 팩 설루션’도 함께 전시됐다. 해당 설루션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를 팩 내부에 직접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배터리 온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다.

친구와 함께 인터배터리를 찾은 대학생 김현서씨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등 관심 있는 기술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면서 “또 배터리 기술이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에너지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혁신 선도기업’을 주제로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인 540㎡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전시장은 지난 30년간 축적해 온 배터리 기술 역사와 미래 비전을 영상으로 소개하는 ‘히어로(Hero)존’을 시작으로 △모빌리티 △에너지 인프라 △로보틱스·드론 △미래기술 등 5개 주요 존으로 구성됐다. 각 전시 공간에서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적용 사례도 소개됐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휴머노이드 로봇과 드론 산업에 활용되는 배터리 기술이었다. 송민재 기자

여러 전시 존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건 휴머노이드 로봇과 드론 산업에 활용되는 배터리 기술이었다. 로보틱스·드론 존에는 LG전자 홈 로봇 ‘LG 클로이드’와 베어로보틱스의 자율주행 로봇 ‘카티100’ 등이 전시돼 실제 로봇 산업에서 배터리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물류 로봇 카티100에는 산업 현장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출력과 내구성을 제공하는 원통형 배터리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K-드론 얼라이언스와 협력해 개발한 혈액 수송용 드론과 항공 큐브위성 등도 함께 전시돼 드론 산업으로의 배터리 활용 확대 가능성도 보여줬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30여년 동안 축적된 기술 리더십을 집약해 보여주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미래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