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13일부터 공급가 휘발유 1724원·경유 1713원

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13일부터 공급가 휘발유 1724원·경유 1713원

기사승인 2026-03-12 19:01:03 업데이트 2026-03-12 19:52:51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검토 중인 12일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입구에서 유조차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오르자 13일부터 ‘석유류 최고가격제’를 시행한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30년 만이다. 

산업통상부는 12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유 수급 우려와 국내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제품 가격 안정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테스크포스(TF)를 통해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을 대상으로 하는 최고가격제를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 2월28일 중동 상황 발생 이후 배럴당 100달러 내외까지 상승했으며, 이달 9일 브렌트유는 장중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유가도 상황 발생 이전과 비교해 휘발유는 리터당 200원, 경유는 300원 이상 오르며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번 최고가격제 적용 품목은 보통휘발유와 경유, 등유다. 선택적 소비재인 고급 휘발유는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필요시 적용 품목은 추가될 수 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규제 대상은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에 한정되며, 지역별 편차가 크고 운영 방식이 상이한 주유소 판매가는 일률적인 규제가 곤란해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고가격은 직전 일정 기간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률을 기준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기본 산식은 ‘기준가격 × 변동률 + 제세금’으로 구성된다. 기준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나 대리점에 공급하는 주간 단위 세전 공급가격의 평균치를 활용하며, 가격 안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동 상황 발생 전 평시 형성된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국제 석유제품가격(MOPS)의 변동 비율과 교통·에너지·환경세, 부가가치세 등 제세금을 합산해 최종 가격이 도출된다.

13일 0시부로 적용되는 1차 최고가격은 리터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설정됐다. 이는 11일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휘발유 1833원, 경유 1931원, 등유 1728원)에 비해 각각 휘발유 109원, 경유 218원, 등유 408원이 저렴한 수치다. 
 
조정 주기를 가격 안정 효과와 약 2주의 유가 반영 시차를 고려해 매 2주를 원칙으로 설정함에 따라 이번 가격은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적용된다. 정부는 매주 가격을 조정할 경우 안정 효과가 떨어지고, 1개월 단위로 조정할 시에는 유가 변동 폭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2주 주기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조정 주기는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차 최고가격을 설정할 예정인 27일에는 ‘제세금을 제외한 1차 최고가격’을 기준가격으로 해 ‘직전 일정기간 국제제품가 상승률’을 곱한 값에 제세금을 가산할 계획이다. 

한편, 수출 제한 조치도 병행된다. 이는 최고가격 적용 품목의 국내외 시장 간 가격 차이로 인해 국내 공급 물량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수출 물량을 2025년 같은 기간의 100% 수준으로 제한하여 내수 수급 안정을 우선시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금주 내로 1차 최고가격을 발표하고 즉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시민단체 등 중립적 기관을 활용해 판매 가격 및 매입, 수출 등 물량 흐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영업자와 농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에너지바우처 등을 통한 별도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여 물가 급등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해나갈 방침이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