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지역 상비약 드론 배송 검토…관건은 ‘안전성’

도서지역 상비약 드론 배송 검토…관건은 ‘안전성’

통영시 등 일부 지자체, 상비약 드론 배송 준비
의약품 안전 복용 위한 관리 방안은 과제

기사승인 2026-03-13 06:00:06
구미시가 국토교통부 주관 2026 드론실증도시로 선정돼 ‘K-드론배송’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구미시청 제공

지방자치단체들이 드론 배송 상용화를 위한 드론실증도시 사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그동안 제한됐던 의약품도 드론을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될 전망이다. 약사들은 기술 발전에 따라 의약품 전달 방식이 변화할 수 있지만, 복약지도 등 안전성을 고려한 요소를 유지할 방법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토교통부는 11일 2026년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선정된 30개 지방자치단체를 발표했다. 제주와 경남 통영시, 충남 공주시 등이 포함된 이번 사업은 지자체별 지형적 특수성을 고려해 드론 배송을 허용하고 관련 실증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이지만 올해는 다른 점이 있다. 의약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드론을 활용한 전문의약품 배송이 추진됐지만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어 시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제주도와 통영시 등 지자체에서 안전상비약 드론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청과 통영시청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의약품 드론 배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서귀포보건소에서 가파도와 마파도 등에 있는 보건지소로 드론을 활용해 안전상비약과 붕대 등 의약외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통영시는 지역 보건소에서 섬 주민에게 드론으로 안전상비약을 직접 배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드론을 통한 의약품 배송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도서산간 지역일수록 주민 고령화가 심해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약국이나 편의점 등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의약품 공급 수단으로 빠르고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드론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약 수준의 일반의약품만 배송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향후 드론으로 배송 가능한 의약품 범위가 전문의약품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대전시에서 국군병원을 중심으로 드론을 활용한 혈액 배송이 이뤄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약사 A씨는 “혈액은 실시간으로 온도와 습도, 파손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매우 민감한 물품”이라며 “혈액을 드론으로 배송한 데이터가 유의미한 안정성을 입증하면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법을 개정해 전문의약품 배송을 허용해 달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 배송 방식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변화 속에서도 유지해야 할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항온·항습 포장 등 외적인 안전 요소를 갖추더라도 편의성을 이유로 복약지도와 같은 부분이 소홀해질 경우 의약품 오남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일반 공산품이나 식품과는 다른 의약품의 특성을 고려해 환자들이 안전하게 투약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지역 약사 B씨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의약품 배송 과정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발전 과정에서 안전장치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드론 배송 사업의 주요 대상이 도서·산간 지역에 있는 고령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복약지도 방안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편의성만 강조해 빠르고 쉬운 배송을 추구하면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병을 키울 수 있다”며 “전문가의 상담과 멀어지지 않으면서 편리성을 강화할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