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다시 판단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첫 날, 시리아 국적 난민의 강제 퇴거 명령 문제를 다투는 사건을 시작으로 총 16건이 접수됐다.
13일 헌법재판소는 전날 오후 6시 기준 전자접수 11건, 방문접수 2건, 우편접수 3건 등 총 16건의 재판소원 심판청구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한 기본권 침해 문제를 다투는 헌법소원심판으로, 헌재가 사전심사를 거친 후 전원재판부에서 기본권 침해 주장을 받아들이면 확정됐던 법원의 재판을 취소할 수 있다.
재판소원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의 외국인이 강제퇴거명령 취소 소송 관련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이다. 이 사건의 청구인은 시리아 국적의 ‘인도적 체류자(G-1-6)’ 지위를 보유한 외국인 난민 A씨다.
A씨는 시리아 내전을 피해 한국에 온 뒤 10여년 동안 체류하다가 국내에서 행정법규 위반을 이유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을 받았다.
A씨는 2024년 4월 강제퇴거 명령과 강제퇴거 집행을 위한 보호명령을 받아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다가 강제 추방됐다. 그는 추방을 면하고자 강제퇴거 명령 취소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 2심에서 기각됐고 지난 1월8일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A씨 측은 취소를 구하는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온 지 30일이 지났음에도 헌재의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개정된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재판소원은 확정 판결일로부터 30일 이내 청구해야 한다.
2호 사건은 동해안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시민모임과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 소송 대리인단(법무법인 원곡)이 제기한 것으로 오전 0시16분에 접수됐다.
1972년 삼창호 선장 고(故) 김달수씨를 비롯해 납북됐다가 귀환한 어부들은 간첩으로 몰려 처벌 받았다가 50여년 만인 2022∼2023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고(故) 김달수씨 유족 측은 2024년 6월 법원의 형사보상 결정이 1년 3개월가량 지연된 데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에서 패소 후 상고를 포기해 올해 2월 판결이 확정됐다. 형사보상은 현행법상 법원이 6개월 이내 결정해야 한다.
대리인단을 대표하는 법무법인 원곡은 “재판 행위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은 일반 공무원보다 엄격한 요건이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소액사건으로 상고 이유 제한에 따라 허용될 여지가 없어 상고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 지연 등 법관의 위법한 직무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국가로부터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헌법적 쟁점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에서 전날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법원 판결에 우리 가족의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려고 한다”며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 의원과 배우자 A씨는 지난 2021년 4월 서울 서초구 아파트 구매 자금 명목으로 대학생 자녀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여 새마을금고로부터 기업운전자금 11억원을 대출받은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게 됐다.
재판소원제가 정식 공포, 시행됨에 따라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확정된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헌법 및 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청구할 수 있다.
헌재는 심리를 거쳐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경우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