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VC협회장 “코스닥 락업·은행 규제 풀어 회수 선순환”

김학균 VC협회장 “코스닥 락업·은행 규제 풀어 회수 선순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벤처투자 대전환’ 청사진 제시
BDC·STO·역외펀드로 유동성·출자 채널 다변화

기사승인 2026-03-13 11:02:04 업데이트 2026-03-13 11:09:00

13일 김학균 VC협회 회장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 간의 성과와 올해 계획을 밝혔다. 임성영 기자.

“이제는 벤처캐피탈(VC)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혁신 생태계의 정책 설계를 주도하는 주연이 돼야 합니다. 꽉 막힌 회수 시장을 뚫고 은행권 등 대규모 민간 자금이 벤처투자 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제도의 판을 바꾸겠습니다.” 

13일 김학균 VC협회 회장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핵심은 결국 코스닥 시장 정상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협회는 우선 코스닥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코스닥 활성화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공모·사모를 아우르는 모펀드 구조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 구주와 신주, 중소·벤처기업 신규 상장까지 전략적으로 투자해 회수자금이 다시 성장기업으로 흘러가도록 설계한다.

VC 협회가 제시하는 코스닥 활성화 펀드 구조. VC협회 제공.

김 회장은 특히 과도한 상장 락업 규제가 재투자 선순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VC가 상장 후 수년간 보호예수에 묶여 있으면 회수한 자금을 유망 스타트업에 제때 재투자하기 어렵다”며 “기술성과 성장성 중심의 심사 원칙은 유지하되, 락업 기간과 비율은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상장 심사 승인 후 공모가가 확정된 시점에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관행을 개선하고, 테일엔드(Tail-end) 펀드 등 다양한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해 엑시트 채널을 다각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협회는 기술특례상장 제도 정상화, 세컨더리펀드 활성화, 상장 과정에서의 제도적 경직성 완화 등을 패키지로 정부에 건의해 코스닥 회수시장의 ‘병목’을 풀겠다는 구상이다.

은행 위험가중치 400→250% 완화 건의… “민간 자본 본격 유입”

지속 가능한 벤처투자 생태계를 위한 자금줄 확보 대책도 구체화했다. 김 회장은 은행의 벤처펀드 출자를 가로막는 비상장주식 위험가중치(RW) 규제를 꼽았다. 현재 은행이 비상장주식·벤처펀드에 투자할 경우 최대 400% 수준의 RW가 적용돼 일반 주식(250%) 대비 자본 부담이 훨씬 크다. 김 회장은 “비상장·벤처투자에 일반 주식 수준인 250% RW를 적용해야 은행권이 벤처펀드 출자를 본격 확대할 수 있다”며 “정부·감독당국을 상대로 규제 완화를 지속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연기금·금융권·민간 자금 등 출자 주체를 다변화하는 한편, 공제회·패밀리오피스 등 신규 출자자(LP)를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달 17일부터 시행하는 BDC 제도를 VC 업계에 친화적으로 설계해 은행·기관투자가가 BDC를 통해 성장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통로도 넓힌다는 방침이다.



STO·역외펀드·VIA로 미래 먹거리·전문성 인프라 구축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제도 기반도 함께 다진다. 협회는 토큰증권(STO) 법제화 과정에 참여해 벤처펀드 지분·비상장주식 등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유동화할 수 있는 시장을 여는 데 힘을 보탠다는 구상이다. STO가 정착되면 비상장 지분을 보유한 LP·VC의 유동성 관리 수단이 다양해져 투자 선순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팁스(TIPS) 프로그램의 R&D 지원 규모도 확대된다. 일반트랙 정부 R&D 지원 한도는 2년 총 8억원으로 상향되고, 딥테크트랙은 3년 총 15억원을 유지하되 민간 선·후속투자 요건과 후속지원(5년 23억원)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동시에 민간 자격인 벤처투자분석사(VIA)를 국가공인 자격으로 격상해 금융권 인사제도와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VC 심사역·운용인력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업계 공통의 인력 양성·평가 체계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해외 네트워크 확대도 가속한다. 글로벌 LP와의 교류 채널을 넓혀 역외펀드 조성, 해외 상장·엑시트 지원, 해외 투자자 대상 국내 벤처투자 설명회 등을 정례화해 국내 VC의 글로벌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협회의 2026년 중점 과제로 △경쟁력 있는 벤처투자 시장 조성 △VC 중심의 제도 설계 및 정책 리더십 강화 △회원사 참여 문화 확대 및 투자활동 지원 △교육·인력양성 체계 구축 등 4대 추진축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년이 현장의 애로를 듣고 제도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VC가 정책 수립과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벤처캐피탈을 국가 경제의 혁신 성장을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로 만들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