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등 5개국 지목…“호르무즈에 군함 보내라” 파병 압박

트럼프, 한국 등 5개국 지목…“호르무즈에 군함 보내라” 파병 압박

기사승인 2026-03-15 11:06:07 업데이트 2026-03-15 13:26:04

호르무즈 해협서 이란의 공격을 받은 상선.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주요 5개국을 향해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하라고 압박했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보름째 이어지며 이란이 해협을 봉쇄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 등에 직접적인 파병을 요구함에 따라 우리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타격을 받는 여러 국가, 특히 특정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군함을 보낼 것(will be sending War Ships)”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미 이란의 군사 능력을 완벽히 파괴했지만, 그들이 아무리 심하게 패배했더라도 이 수로의 어딘가에 드론 한 두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제거된 국가에 의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도 이곳으로 함정을 보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건대(hopefully)’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공식 요청이라기보다 동참을 촉구하는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그가 특정 국가를 실명으로 거론하며 군사적 동참을 요구한 것은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그사이 이란 해안을 폭격하고 이란 함정들을 격침할 것”이라며 “어떤 방식이든 우리는 곧 호르무즈를 자유롭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이 공습 등 대규모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한국 등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군함을 보내 상선 호위 등 임무를 수행해달라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들은 (파견을)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국가명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요구 배경에는 미국의 에너지 자립도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를 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비중은 한·중·일 등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세계의 국가들’을 언급한 것은 한국을 비롯해 중동으로부터의 원유 도입량이 많은 나라가 호르무즈 해협 상선 통행 관리의 주된 역할을 맡고, 미국은 그것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명한 5개국 중 중국을 제외한 4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보다 공식적인 요구를 해올 경우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과 연결된 에너지 안보상의 필요, 한미동맹 및 양국 관계 측면과, 중동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등을 두루 고려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분주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방어적인 호위 임무를 준비 중이며 유럽과 비유럽 국가가 함께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영국 또한 동맹국들과 다양한 선택지를 논의 중임을 밝혔다. 반면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파견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