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홀튼이 국내 시장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 캐나다 특유의 커피 문화와 메뉴를 앞세워 한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캐나다 현지 매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 ‘칠리 수프(Chili Soup)’도 최근 국내에 상륙했다. 카페에서 머쉬룸 스프나 단호박 스프를 본 적은 있어도 칠리 수프가 프랜차이즈 카페 메뉴로 등장한 것은 무척이나 새롭다. 그 맛이 궁금해 직접 먹어봤다.
팀홀튼은 지난 6일 캐나다 현지에서 판매해 온 칠리 수프를 국내 매장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캐나다에서는 커피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아 있는데, 이 칠리 수프는 추운 날 몸을 데우거나 밤늦게 출출함을 달랠 때 자주 찾는 메뉴로 알려져 있다. 숙취 해소용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생각보다 매콤…신라면보다 강한 칠리의 매운맛
첫인상은 강렬하다. 붉은빛을 띠는 묵직한 스프에는 토마토 베이스에 다진 소고기와 콩이 듬뿍 들어가 있어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한 숟가락 떠보면 다진 고기가 생각보다 많이 씹힌다. 질감도 일반적인 스프보다는 걸쭉한 스튜에 가깝다.
맛은 예상보다 매운 편이다. 칠리 특유의 매콤함이 은근하게 올라오는 정도일 거라 생각했는데, 몇 숟가락 먹다 보니 코가 살짝 훌쩍일 정도로 매운 기운이 느껴졌다. 체감상 매운 정도는 라면으로 따지면 신라면보다 조금 더 강한 수준이다.
마라처럼 얼얼한 향신료의 매운맛이라기보다는 토마토와 고기가 어우러진 칠리 특유의 매콤함이 서서히 쌓이는 느낌이다.
스프와 함께 사워브레드 슬라이스도 제공된다. 빵에 찍어 먹는 방식도 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프만 따로 먹는 편이 더 잘 어울렸다. 빵을 곁들이면 스프 특유의 매콤하고 진한 맛이 다소 흐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걸쭉한 질감에 고기가 꽤 많이 들어 있어 생각보다 포만감이 있다. 양은 한 끼로 먹기에 무난한 수준이다. 일반적인 식사량이라면 가볍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정도다. 다만 평소 식사량이 많은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캐나다와 다른 한 끗…빵 대신 ‘치즈 옵션’
캐나다 현지 매장에서 판매되는 칠리 수프와 비교하면 몇 가지 차이도 있다. 캐나다 매장에서는 빵 종류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현재 사워브레드 한 종류로 제공된다. 대신 치즈를 추가할 수 있어 매콤한 맛이 부담스럽다면 기호에 맞게 풍미를 조절할 수 있다.
칠리 수프의 가격은 3900원이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스프 메뉴와 비교하면 비교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실제로 커피빈 스프는 4400원, 할리스 스프는 6900원 수준이다. 편의점 간편식과 비교해도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 GS25의 ‘마녀스프’는 3800원(160kcal)으로 팀홀튼 칠리수프보다 100원 저렴하다. 하지만 편의점 제품이 냉동 간편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장에서 바로 제공되는 팀홀튼 메뉴의 체감 가치는 오히려 더 높아진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적다. 제공량은 200g, 열량은 137kcal 수준이다. 다이어트 식단으로 유명한 GS25 ‘마녀스프’(160kcal)보다도 오히려 열량이 낮다. 별도의 다이어트 메뉴로 홍보된 제품은 아니지만, 고기와 콩이 들어가 포만감이 있는 편이라 가볍게 식사를 대신하기에도 괜찮다.
캐나다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점심 한 끼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 시대에 가볍게 배를 채울 메뉴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꽤 괜찮은 선택지다. 조금 허기가 질 때 따뜻한 한 그릇으로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는 점에서다.
칠리 스프 외에도 팀홀튼의 다양한 스프를 접할 수 있을까. 현지 매장에서는 스프 메뉴 구성도 보다 다양한 편이다. 치킨누들 스프, 브로콜리 스프 등 여러 종류의 스프가 함께 판매된다. 다만 아직까지 이들 메뉴의 한국 도입 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진출 3년 차를 맞은 팀홀튼은 최근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며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캐나다의 ‘국민 커피’로 불리는 팀홀튼은 지난해 기준 국내 매장이 24개다. 올해는 서울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50개까지 늘리고, 향후 5년 내 150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커피와 도넛을 넘어 스프 같은 식사 메뉴까지 선보이며 메뉴 라인업도 조금씩 넓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