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계열사 20곳 지정자료서 누락…공정위, 정몽규 회장 고발

HDC 계열사 20곳 지정자료서 누락…공정위, 정몽규 회장 고발

기사승인 2026-03-17 12:03:03 업데이트 2026-03-17 14:28:53
HDC CI. HDC 제공


에이치디씨(HDC)가 기업집단 지정자료에서 계열사 20곳을 누락한 혐의로 정몽규 회장이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HDC의 동일인인 정몽규 회장이 지난 2021~2024년 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소속회사 현황에서 총 20개사(중복 제외)를 누락한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06년부터 동일인으로 지정됐으며 2021년~2024년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8개사,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12개사 등 총 20개사(중복 제외)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7개사, 2022년 19개사, 2023년 19개사, 2024년 18개사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HDC’는 2000년부터 25년 이상 지정자료를 제출해 왔고 그룹 최상단 회사인 HDC㈜ 역시 2018년 지주회사 전환 이후 7년 이상 공정위에 사업현황을 보고해 온 점을 고려할 때 계열회사 범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정 회장은 기업집단 동일인이자 HDC㈜ 대표이사로 오랜 기간 재직해 계열회사 현황을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조사 결과 HDC 측은 자료 준비 단계에서 친족회사 담당자들로부터 계열 요건(친족 지분율 30% 이상)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받았고 누락 시 제재 가능성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안은 정 회장에게도 보고됐으며 그는 일부 회사의 친족 지분율까지 직접 언급하며 해당 친족을 만나 확인해 보도록 지시하는 등 관련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HDC는 누락 회사에 대해 계열 편입이나 친족 분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2024년까지 매년 동일한 방식으로 지정자료를 제출했다. 또한 정 회장의 매제로 알려진 인트란스해운 대표가 누락 사실 확인 직후 17년간 맡아온 HDC 계열사 임원직에서 사임해 그룹과의 연관성을 축소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정 회장이 2021~2024년 지정자료에서 누락한 회사들의 총 자산규모는 연간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회사는 최장 19년간 HDC 소속회사에서 제외된 상태로 사익편취 규제나 공시 의무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아 규제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친족 회사를 다수 누락한 것도 모자라, 누락회사를 자진 신고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아무런 대처를 취하지 않은 사례”라며 “대기업집단 정책의 근간인 지정제도 중요성과 지정자료 제출 책임의 엄중함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정확한 지정자료 제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감시활동을 지속하고 위반행위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DC는 공정위의 검찰 고발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HDC 관계자는 “이들 회사는 1999년 HDC가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거래나 채무보증 관계가 전혀 없었던 곳들”이라며 “2025년 공정위로부터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친족 독립경영 인정을 받아 실질적으로 HDC의 지배력 아래 있지 않았다는 점이 당국에 의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지분 보유나 거래 관계 없이 처음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돼 온 친족 회사들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누락에 불과하다”며 “내부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절차를 개선했으며 동일인이 고의로 은폐하려는 의도나 동기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