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의 6·3지방선거 공천 심사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후보자들의 적격성 심사 논란을 넘어 비공개 원칙을 위배하는 결과 유출, 음해성 가짜뉴스 범람 등 민주당이 강조해 온 ‘시스템 공천’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가 허물어지고, 선거판을 오염시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전북자치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지방선거 후보자 432명에 대한 심사 결과 35명을 '부적격'으로 결정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후보자 60명 가운데 부적격 8명과 예외 적용 3명, 광역의원은 후보자 80명 가운데 부적격 6명과 예외 적용 1명, 기초의원은 후보자 292명 가운데 부적격 21명으로 집계됐다.
전북자치도당은 후보자 명예 보호와 이의신청 절차 등을 이유로 부적격 명단을 공식 공개하지 않는다며 공관위원들의 휴대전화까지 수거하고 비공개회의를 하였으나 도당이 후보 적격 심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기도 전에 실명과 감점 수치까지 포함한 내용이 유출되면서 도당의 엄격한 보안 방침을 무색케 했다.
그러는 사이 일부 후보자들은 ‘깜깜이’ 공천 시스템을 악용해 상대방 후보들을 헐뜯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등 선거구도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식으로 통보받기도 전에 실명이 공개된 후보들은 ‘방어’도 못한 채 ‘낙인찍기’ 피해를 당하고 있다. 도당의 비공개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도 않으면서 선거 분위기를 흐리고 있는 셈이다.
또 일부 후보들은 전북자치도당에서는 탈락의 고배를 당했으나 민주당 중앙당 재심에서 뒤집히기도 해 도당의 공천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민주당 중앙당 재심위원회가 인용한 전국 3건의 재심 신청 가운데 완주군수 국영석 예비후보와 남원시장 김영태 예비후보 등 2건이 전북자치도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전북도당 공관위는 예비후보 자격심사위원회에서 중앙당 재심위원회가 적격 판정으로 인용한 국 예비후보에 대해 다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지역 정치권은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모두 참석한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뒤엎고 다시 부적격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공천 심사를 싸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가짜뉴스가 도를 넘어서자 우범기 전주시장과 최훈식 장수군수, 유희태 완주군수, 심덕섭 고창군수 등은 본인이 직접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진실을 밝혔다며 자신들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적격 판정을 받았으며 하위 20% 통보 역시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유 군수는 “지역에서 떠도는 소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심덕섭 고창군수의 경우도 지지자가 공관위의 적격 통보 문자를 캡처해 공개했다.
그러나 우 전주시장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침묵한 것은 당의 일정과 결정을 존중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주말 도당으로부터 최종 적격 판정을 받았고 감점도 없다. 하위 20% 통보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가 이를 번복하는 해프닝도 보였다. 한마디로 ‘깜깜이 심사’가 불러온 블랙코미디다.
우 시장은 당내 경쟁자들의 증거 제시와 진실 공방이 이어지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불과 나흘만인 13일 "당의 평가 결과를 전달받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하위 20%라는 뼈아픈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가짜뉴스에 대응한다고 밝힌 내용이 다시 가짜뉴스로 판명되는, 우 시장은 ‘도덕성’과 ‘정치적 신뢰도’가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치명상을 입게 됐다.
‘민주당 공천이 당선에 직결’되는 전북자치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여론조사에서 경쟁력을 보이던 후보들이 부적격 처리됐다가 중앙당에서 뒤집히고, 후보들이 도당의 보안 지침을 어겨가면서까지 스스로 ‘적격’임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지역 정치권의 혼란을 야기하고 도민들의 정치에 대한 염증을 깊게 한다.
후보들을 검증하는 공적 절차인 공천 심사가 기준과 과정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가 개입할 여지마저 남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일부 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바뀌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당의 폐쇄적인 운영은 심사 결과를 전면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한 민주당 전남도당의 사례와도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으로, 정보의 진공 상태와 비대칭을 초래하고 특정 세력에게 유리한 여론 형성의 빌미를 제공하며 정치를 희화화하는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전북도당은 지금이라도 후보자들의 적격 여부 결과와 하위 20% 명단을 명확히 공개해 더 이상의 가짜뉴스가 나돌지 않도록 하고, 가짜뉴스를 생산한 후보들을 엄격히 단죄해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의 정서가 아무리 ‘일당화’ 되어 있다 해도 정당 권력이 도민들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