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요 정책 회의를 ‘비상’ 체제로 전환하고 조사 과정까지 정보 공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책 대응 속도와 강도가 동시에 높아지는 분위기다.
20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최근 정부 부처 회의에서는 ‘비상’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기존 정례 회의였던 경제관계장관회의는 ‘비상경제장관회의’로 전환됐다. 각 부처에서도 점검회의, 태스크포스(TF), 대응반 등 긴급 대응 체계가 상시적으로 가동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회의 체계에 그치지 않고 정책 집행 방식에서도 감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물가 관련 조사 과정에서 심사보고서 발송 사실을 브리핑까지 열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 심사보고서는 기업의 위법 혐의와 과징금 부과 내용 등을 담은 핵심 문서다. 공정위는 그동안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유지해왔다.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조치는 조사 초기 단계부터 시장에 신호를 주겠다는 의도라는 시선이 많다. 기존의 비공개 중심 조사 관행에서 벗어난 조치이기 때문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민 알권리’와 ‘소통 강화’를 강조한 만큼, 향후 주요 사건에서도 공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가 내부에서도 변화된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회의 속도와 지시 강도가 확실히 달라졌다”며 “예전보다 훨씬 촉박하게 돌아가고, 전체적으로 좀 급한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변화의 배경에는 대외 불확실성과 이재명 대통령의 일처리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 물가 상승 압력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정부가 선제 대응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
관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일시적인 대응을 넘어 정부 운영 방식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평시 체계보다는 ‘상시 비상 체제’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면서 “국무회의에서도 현안에 대해 바로 지시가 내려오는 경우가 있다.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높아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