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發 LNG 충격…수급 ‘안정’ 강조했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압박

카타르發 LNG 충격…수급 ‘안정’ 강조했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압박

기사승인 2026-03-20 16:38:55
카타르 라스라판에 있는 가스 생산시설. AP=연합뉴스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LNG 수입이 ‘0(zero)’가 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다만 전력 생산, 난방, 가스 사용 등 핵심 에너지원인 LNG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지면서 전기·가스요금의 동반 인상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E)는 지난 18~19일(현지시간) 이란의 공격으로 자국 내 LNG 수출 용량의 17%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복구에는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기간 동안 한국 등과 체결한 장기공급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에 공격받은 카타르 라스라판 지역 국가 핵심 시설은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 시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기준 호주에서 가장 많은 LNG를 수입(31.4%)했으며, 말레이시아(16.1%), 카타르(14.9%)가 뒤를 잇는다.

정부는 전쟁 발발 직후 카타르 LNG 수입 물량이 ‘0’가 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계획을 수립해 올해 말까지 쓸 수 있는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카타르와 체결한 연간 210만톤 규모의 장기계약이 올해 말 종료되면, 카타르산 수입 비중은 현재 14.9%에서 8%대로 낮아져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2016년 카타르 의존도가 35.5%에 달했지만, 이후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해 호주·말레이시아·미국 등으로 공급망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물량 확보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전 세계적으로 상승하는 LNG 가격은 추후 전기·가스요금 동반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LNG 현물 지표인 JKM(Japan-Korea-Marker) 선물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MMBtu(백만영국열량단위)당 19.41달러로, 전쟁 발생 직전인 10.7달러 대비 81.4% 상승했으며 최근 1개월 변동률만 94.88%에 달한다. 향후 카타르 대체선을 찾는 과정에서 이러한 글로벌 가격 상승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LNG 가격은 200% 폭등하고, 한국의 모든 산업 생산비는 평균 9.4% 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LNG는 국내 전기·가스의 핵심 에너지원이다. LNG로 생산하는 전력의 비중은 30%대로, 석탄화력·원전과 함께 3대 전력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가정용 도시가스 등 난방연료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LNG 가격이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SMP(계통한계가격)에도, 가스요금 자체에도 동시에 영향을 주는 셈이다.

전기·가스 관련 공기업의 부담도 이미 한계 수준에 도달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가격이 폭등했을 당시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원가 상승 부담을 상당 부분 수용해 국가 경제에 타격이 덜했지만, 이 영향으로 양 기관은 천문학적인 부채와 차입금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산업용 전기요금이 2021년 대비 약 80% 상승하면서 산업계의 부담도 누적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향후 LNG 가격 상승분이 시장에 그대로 전가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이러한 LNG이 선제 수급 관리를 위해 한시적으로 석탄·원전을 활용할 방침이다. 석탄 발전량을 설비 용량의 80%로 제한한 상한제를 해제하고, 수리 중인 원전 발전소를 5월 중순까지 조기 정비해 원전 이용률을 현재 60% 후반대에서 8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란 사태에 대응해 적기 물량 확보 및 수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안정적 LNG 공급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국제 LNG 수급상황 및 가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국내 천연가스 수급안정에 차질이 없도록 적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