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내며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 추진에 나섰다. 여권과 군소정당이 개헌에 뜻을 모았지만, 의결 정족수 확보를 위해선 국민의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여야 협상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6개 원내 정당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개헌안 공동 발의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은 다음 달 7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을 전제로 개헌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개헌안에는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을 명시하고, 계엄 요건 강화와 지방분권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우 의장은 “국회가 실시한 국민 의견 조사에서 비상계엄 통제 강화, 지역균형발전 명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에 대한 공감대가 확인됐다”며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이 동의하는 쉬운 의제부터 순차적으로 개헌하자”라며 “정부 차원에서 개헌에 대해 주도할 단계는 아닌 것 같지만, 할 수 있는 것은 하자”고 말했다.
정부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정한 국민주권 국가를 완성하고 인공지능(AI) 기술혁명 시대의 가치까지 담아낼 개헌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법무부는 법무행정 주무부처로서 국무조정실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하며 필요한 사항을 충실히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기 위해선 촉박한 일정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달 7일까지 개헌안 발의를 마쳐야 하고, 이후 20일간 공고를 거쳐 오는 5월 4일부터 10일 사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돼야 한다.
관건은 의결 정족수다. 헌법에 따라 개헌안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개헌에 찬성 의사를 밝힌 정당 의석을 모두 합해도 188석 수준에 그쳐, 최소 197석 확보를 위해선 국민의힘 협조가 불가피하다.
다만 국민의힘은 개헌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의원총회에서 “개헌을 부분적·상시적으로 선거에 맞춰 하게 된다면, 앞으로 모든 선거는 개헌 이슈에 묻혀 실질적으로 민생과 관계없이 정략적으로 개헌이 이뤄질 것”이라며 “개헌논의가 필요하다면 지방선거 이후 국민적인 공감대 속에서 차분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개헌에 참여해 얻는 정치적 이득이 없어 설득이 어렵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개헌 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협상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개헌 정국이 열리면 국민의힘은 ‘내란 프레임’에서 ‘개헌 프레임’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며 “수세적 국면에서 벗어날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정치적 판단에 따라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