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장착한 교보생명…지주 전환은 ‘변수 산적’

저축은행 장착한 교보생명…지주 전환은 ‘변수 산적’

기사승인 2026-03-22 06:00:07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교보생명 제공

교보생명이 저축은행업 진출 승인을 받으며 종합금융 체제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금융지주사 전환이라는 숙원 과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실제 전환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대주주 변경을 승인했다. 교보생명은 일본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할 예정으로,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SBI저축은행은 자산 약 14조원 규모의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5개 영업구역을 확보하고 있어 사실상 전국 단위 영업망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교보생명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보험과 저축은행 간 시너지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SBI저축은행을 통해 소상공인 대상 중금리 대출과 중소·중견기업 금융 지원에 나서고, 보험·저축은행 간 교차판매도 추진할 계획이다. 보험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에게는 저축은행 상품을, 저축은행 고객에게는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측면에서도 고객 접점 확대가 기대된다. 교보생명 앱 이용자 298만명과 사이다뱅크 이용자 162만명을 합치면 약 460만명 규모의 고객 기반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생명보험 사업과의 접점을 넓히는 차원을 넘어, 금융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지난 2023년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현재 교보증권과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총 1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변수 산적…전환 시점은 유동적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논의는 20여년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2대 주주였던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가격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전환 논의의 물꼬는 지난해 일본 SBI홀딩스가 개입하면서 트이기 시작했다. SBI홀딩스가 어피니티 측 지분 일부인 약 9%를 인수했고, 신창재 회장도 추가 지분을 확보하면서 우호 지분은 53%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며 지주사 전환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보생명은 2026년 하반기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이어왔지만, 실제 출범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사 자본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 과정에 적지 않은 자금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교보생명의 기본자본은 7조9251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9% 감소했다. 기본자본비율은 116.9%로 낮아졌고,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는 77.1%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2021년 발행한 4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일정이 오는 9월로 예정돼 있어 자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기본자본증권으로 차환이 필요하지만 발행 요건이 까다로워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남은 재무적투자자(FI)와의 분쟁 정리, 금융당국 인허가 절차 역시 변수로 남아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과거 보도자료에서 지주사 전환 시점을 선언적으로 언급한 적은 있지만, 현재는 특정 시기를 정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계획을 갖고 준비를 이어가고 있으나, 시점을 확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