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개혁·공급 확대 맞물린 LH…사장 공백 장기화 우려

조직 개혁·공급 확대 맞물린 LH…사장 공백 장기화 우려

기사승인 2026-03-22 06:00:05
경기도 광명시 LH 광명시흥사업본부. 쿠키뉴스 자료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조속한 선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10월 이한준 전 사장이 면직된 이후 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후 이상욱 전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왔으나 지난 1월 사의를 표명하면서 조경숙 주거복지본부장이 대행의 대행 체제를 맡고 있다.

문제는 신임 사장 선임 절차가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공모는 이 전 사장 퇴임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됐다. 같은 해 12월 LH가 외부 인사를 제외한 전·현직 내부 인사 3명을 후보로 추천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추천했으나 안건은 상정되지 못했다.

LH 사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LH의 주택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 대책을 통해 공공택지 공급 방식을 기존 민간 매각 중심에서 LH가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며 이 중 LH가 담당해야 할 물량은 약 41%에 달한다. 또한 올해 1·29 공급대책에서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에 6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며 공공주도 주택 공급을 확대했다.

조직 개혁 역시 사장 임명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LH 개혁위원회는 LH를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토지주택개발공사’와 공공임대 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토지주택은행(가칭)’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공임대 사업에서 발생한 누적 부채를 분리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주택 공급 여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LH 사장 후보로는 김헌동 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사장과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사장은 자신의 SNS에 “집 걱정 없는 대한민국을 위해 다시 도전을 결심했다”라고 글을 올린 바 있으며 SH 사장 재임 시에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확대 등을 추진했다. 이 전 의원은 제36회 행정고시(기술직) 출신으로, 인천광역시청에서 공직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LH 사장 인사가 지연되는 사이 국토부 산하 다른 공공기관들은 인사를 마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6월 유병태 전 사장이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D등급(미흡)을 받은 책임으로 물러난 뒤 공석이었으나 지난 1월 최인호 신임 사장이 공식 임명됐다. 최 사장은 더불어민주당 20·21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재임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로 활동해 주택·부동산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

한국부동산원도 새 원장을 임명했다. 지난 2월 이헌욱 원장이 제17대 신임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 원장은 민생·공익 변호사 출신으로 시민단체와 법률단체에서 민생 현안과 관련 법률·제도 개선 활동을 해왔다. 특히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재임 시절,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 기조에 맞춰 보편적 장기공공임대주택 모델인 기본주택 정책을 개발한 인물로, 공공주택 공급 등 부동산 정책 전반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전문가들도 LH 사장의 조속한 임명을 강조하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어떤 회사든 최고 경영자가 부재하면 업무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책임자를 선임해 수장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LH가 직접 시행과 조직 개편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장을 빨리 선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공급 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사장 선임이 늦어지고 공급이 지연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