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시즌 본격화’…수혜주 물색에 ‘옥석가리기’ 중요성 확대

‘주주총회 시즌 본격화’…수혜주 물색에 ‘옥석가리기’ 중요성 확대

기사승인 2026-03-21 06:00:08 업데이트 2026-03-21 09:42:52
쿠키뉴스 자료사진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오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예년과 달리 자사주 소각 가이드라인이 포함된 3차 상법 개정안 시행 이후 열리는 첫 번째 주총이라 관심도가 증폭된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면서도, 실제 주총 안건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2724개사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109개사, 코스닥시장 110개사 코넥스시장 2개사의 정기주총이 개최됐다. 23일~29일에는 유가증권시장 537개사, 코스닥시장 996개사, 코넥스시장 40개사가 정기주총을 시작한다. 특히 오는 26일에는 총 704개사(유가증권시장 297개사, 코스닥시장 424개사, 코넥스시장 19개사)의 정기주총이 집중됐다.

올해 주주총회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연례행사를 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 변화들이 드러나는 시점에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추진된 상법 개정으로 기업 지배구조 변화와 주주권익보호의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차 상법 개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면서 의사결정 시 주주 전체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할 의무를 명문화했다. 2차 상법 개정은 일부 상장사에 대한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로 소수주주 측이 지지하는 이사 후보의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진입 가능성을 제고해 기업 경영 감시 및 견제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3차 상법 개정의 경우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주주환원 기조를 확대해 기업가치 리레이팅(재평가) 활로를 열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주총회가 특별한 이유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른 배당소득 과세특례 도입과 1·2·3차 상법 개정이라는 굵직한 제도 변화들이 쌓인 결과가 기업 주주총회를 통해 처음 드러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 하반기부터 1~3차 상법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주주총회는 법 시행 전 기업들이 새로운 법령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과도기가 될 전망”이라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주요 대기업을 필두로 자사주 소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시선도 자사주 소각 여부에 집중됐다. 상장기업 역시 투자자 의중을 반영한 듯 자사주 소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자사주 소각 공시 기업 수는 154개사로 이미 지난해(304개) 전체의 절반가량을 상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보유한 자사주 가운데 임직원 보상 목적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전부 소각하기로 했다. SK 역시 시가총액의 약 20%에 달하는 자사주 전량(임직원 보상 목적 제외)을 소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투자업계에서는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지주사 및 금융업종의 향후 소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아 소각을 발표할 수 있는 지주사 및 금융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 상장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기업 가운데 자사주 비중 상위권은 신영증권(53.1%), 부국증권(42.7%), 롯데지주(27.5%), 미래에셋생명(26.3%), SK(24.8%), 대신증권(24.2%), 미래에셋증권(23.2%) 등이 꼽힌다. 

다만 자사주 비율이 높은 기업이 정책 수혜주로 직결되지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개정 상법은 신기술 도입 및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이 있는 경우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이 명문화됐기 때문이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기술 도입·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은 해석 범위가 넓어 기업이 M&A, 전략적 제휴, 재무 재편 등을 이유로 자사주를 계속 보유 및 처분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조항”이라며 “투자자는 자사주 잔고보다 지배주주가 자금 소각을 택할 유인이 있는지, 상법상 예외 조항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려 하는지. 관련 안건이 주총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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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