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중소기업 혁신 막는 ‘착취 구조’…기술 탈취·갑질 근절해야”

李대통령 “중소기업 혁신 막는 ‘착취 구조’…기술 탈취·갑질 근절해야”

“납품단가 후려치기·성과 탈취, 혁신 의지 꺾는다”
노동·기업 “대등한 힘 속 대화 필요”…“장관들 더 싸워라” 주문

기사승인 2026-03-21 07:35:08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착취 구조’를 지목하며, 대기업 중심의 불공정 관행이 중소기업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에는 기술 탈취나 이른바 ‘갑질’ 같은 독특한 착취 구조가 존재한다”며 “이 같은 구조가 중소기업의 혁신 의지를 갉아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 개선을 이뤄도 납품단가를 낮추거나 성과를 빼앗긴다고 느끼면 기업들은 기술 개발이나 시장 개척 대신 발주처를 상대로 한 로비에 집중하게 된다”며 “이는 결국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불공정 경쟁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기업인들에게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을 적극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노동 문제와 관련해서는 균형 있는 시각을 강조했다. 노동자 출신임을 언급한 이 대통령은 “노동자는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기업은 경영의 입장에서 의견을 내면서 합리적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대등한 힘의 관계 속에서 허심탄회한 대화와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노동을 이념적으로 바라보거나 노조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생산성이 올라간다”며 “기업의 성장이 개인의 이익과 연결된다고 느끼게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처 간 정책 조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장관들에게 서로 충분히 토론하고 조정하라고 주문했다”며 “입장이 다르면 충돌할 수도 있지만, 장관들이 충분히 논쟁해야 현장에서 노동자와 기업의 갈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한국 경제가 어렵다고 했더니 ‘좋은 기업이 많은데 그럴 리 있느냐’는 반응을 들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외부에서는 대기업이 눈에 띄지만, 실제로는 중소기업이 고용의 대부분을 책임지며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해 온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는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현장의 의견을 거듭 요청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