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태광산업 갈등 격화…‘일감 몰아주기’ 등 공방

롯데홈쇼핑·태광산업 갈등 격화…‘일감 몰아주기’ 등 공방

기사승인 2026-03-25 15:34:11
롯데홈쇼핑 본사 전경. 연합뉴스

롯데홈쇼핑을 둘러싼 롯데그룹과 태광그룹 간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 24일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재겸 대표이사 재선임, 내부거래 승인, 감사위원회 구성 등 주요 안건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의 2대 주주인 태광산업이 강하게 반발하며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태광산업은 이사회 시작 전 배포한 자료에서 “롯데홈쇼핑(옛 우리홈쇼핑)은 롯데그룹에 인수된 직후부터 20년에 걸쳐 롯데계열사 지원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한국에스티엘의 잡화 브랜드 ‘사만사 타바사’를 언급하며 “경영난에 처한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롯데홈쇼핑이 3월 한 달간 무리하게 20회의 방송을 편성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의 거래를 문제 삼았다. 최근 5년간 약 1560억원 규모의 물류 업무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태광 계열사가 보유한 45% 지분의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은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회사는 입장문을 내고 “정상적인 회사 경영을 방해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롯데홈쇼핑은 “비정상적 주장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이사회 결과 최근 주주 간 발생한 일련의 사안을 고려해 특정 주주와 이해관계 없는 독립성이 확보된 인사로만 감사위원을 선임했다. 감사위원 및 대표이사 선임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조치이며, 계열사 거래 또한 공정위에서도 문제없이 종결된 정상적 사업 구조”라고 밝혔다.

사만사타바사 관련 태광산업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만사타바사는) 일본 내 주요 지역에 다수 매장을 보유한 잡화 인기 브랜드로, 롯데홈쇼핑에서 최근 3년간 주문액이 연평균 37% 신장했다”며 “방송 회당 주문건수 역시 타 브랜드 대비 2배 높은 수준으로, 상품성과 판매 경쟁력이 입증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배송업체 계약은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그 결과 CJ대한통운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계열사 몰아주기라는 말은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3일 정기 주주총회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주총에서는 이사회 구성을 롯데 측 6명, 태광 측 3명으로 재편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앞서 내부거래 승인 안건이 태광의 반대로 부결되자, 롯데 측이 이사회 구조를 바꿔 영향력을 강화한 것이다.

이에 태광산업은 김재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반발했지만, 롯데홈쇼핑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양측의 갈등은 2006년 우리홈쇼핑 인수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롯데가 지분 55%를 보유한 최대주주, 태광이 45%를 가진 2대 주주로 맞서는 구조 속에서 주요 경영 사안마다 충돌이 이어져 왔다. 양평동 사옥 매입 등 굵직한 사안에서도 소송전이 벌어지는 등 긴장 관계가 지속돼 왔다는 평가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