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동리스크 대응…17兆 해외펀드·빚투 관리

금감원, 중동리스크 대응…17兆 해외펀드·빚투 관리

금감원 특사경 인지수사 4월 시행…빚투 반대매매 선제 대응

기사승인 2026-03-26 16:03:04
이찬진 금감원장.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다.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인지수사권 부여로 불공정거래 대응 속도를 높이는 한편, 17조원 규모로 늘어난 해외 사모대출펀드의 판매 현황도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26일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과 함께 △빚투 리스크 △자본시장 특사경 인지수사권 △해외 사모대출펀드 위험 요인을 점검하며 시장 안정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국내 금융시장은 중동 상황 발생 이후 변동성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증시 변동성 확대가 이어지고 있고,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공급망 교란 가능성 등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도 “23일에는 1500원을 상회한 바 있고, 현재는 1500원 전후로 등락하고 있다”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원장은 중동 사태 직후 급격한 조정이 있었지만, 연초 대비 주요국 가운데 국내 증시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변동성이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는 만큼 비상대응 테이블을 중심으로 업권별 영향과 유동성, 자금조달 여건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빚투 리스크도 경계 대상이다. 금감원은 신용거래뿐 아니라 ETF 등 레버리지 성격 상품까지 포괄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호황과 함께 증권사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은 늘어왔지만, 최근에는 증가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이 흔들릴 경우 반대매매가 주가 하락을 유발하고, 다시 반대매매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감원은 증시 변동성 확대가 연쇄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신용융자 규모가 시장 전체 비중에 비해 과도하지 않고 건전성도 양호한 수준이지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20·30대 청년층의 투자 손실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원장은 “3월 초 일시적으로 반대매매 규모가 확대된 바 있다”며 “투자자가 신용융자와 반대매매의 위험을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증권사의 안내 체계를 정비하고, 불합리한 운영 사례가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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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특사경의 운영 방안도 화두였다. 핵심은 지난 16일 입법예고된 금융위 훈령 개정안이다. 금감원은 기존에는 증선위 고발·통보 사건 등 일정한 절차가 끝난 사건만 수사할 수 있었지만, 4월 중순 절차가 마무리되면 금감원 조사부서가 포착한 사건에 대해 즉각 수사를 개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기존에는 연간 약 70건 정도를 검찰에 이첩한 뒤 다시 내려받아 수사했지만, 앞으로는 상당 부분을 특사경이 직접 수사하게 될 것”이라며 “업무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인적·물적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검찰 파견 수사자문관을 활용하고, 전 요원이 법무연수원 전문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한편 디지털포렌식 등 최신 기술 인프라를 도입할 계획이다.

권한 남용 우려를 줄이기 위한 장치도 병행한다. 금감원은 금융위 소속 공무원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를 통해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내부 수사심의 협의체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는 해외 사모대출펀드가 지목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주요 12개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해 말 17조원에 달한다. 2023년 말 11조8000억원에서 44% 늘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은 약 5000억원 수준이나 최근 증가세가 매우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대출펀드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비상장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정보 공시가 극히 제한적이라 파산 위험을 감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중동 사태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4일 주요 증권사 해외 사모대출펀드 담당 임원과 CCO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해외 피투자펀드에 대한 정보 입수 체계를 강화하라고 주문한 상태다. 이 원장은 “수집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적시에 안내하고,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판매 절차를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며 “금감원 또한 향후 발생 가능 리스크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