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 변화 이끈 ‘임핀지’…높은 재발 위험 한계 넘을까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 변화 이끈 ‘임핀지’…높은 재발 위험 한계 넘을까

‘MATTERHORN’ 연구 EFS 개선 확인…사망 위험 29%↓
고위험 위암 재발 환자 예후 개선 가능성 주목
임핀지, 소화기암 전반 치료 스펙트럼 확장

기사승인 2026-03-31 16:11:48 업데이트 2026-03-31 18:03:02
오도연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3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된 면역항암제 ‘임핀지’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지만, 병기가 진행될수록 치료 성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암으로 꼽힌다. 2~3기 환자의 경우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더라도 재발 위험이 높다.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술 전후를 아우르는 새로운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도연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3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된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 발표를 통해 “국내에서 위암은 전체 암종 중 발생률 5위 암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지만, 발생 대비 사망비가 0.24로 낮아 비교적 예후가 잘 관리되고 있는 암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재발 위험을 해결하는 것이 임상 현장의 중요한 과제라고 짚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위암 발생 위험이 큰 국가로 꼽힌다. 인구 10만 명당 위암 발생률은 27.0명으로, 몽골과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4.1명)과 영국(3.6명) 대비 약 7배 높은 수준이다. 전체 위암의 90%는 선암에 해당한다.

위암은 병기가 진행될수록 낮은 생존율을 보인다.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초기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7.4%로 높은 수준이나, 종양이 원발부에서 떨어진 장기에 전이되는 원격전이 시 5년 상대생존율은 5대 국가암(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위암, 유방암) 중 7.5%로 가장 낮다. 전이 및 절제 불가한 진행성 위암의 경우 생존 기간은 1년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위암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진단 시점에는 종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흔하다. 특히 위암은 재발 위험이 높은 암으로 꼽힌다. 수술 후 위암 환자의 약 60% 이상이 재발을 경험하며, 2~3기 환자는 재발률이 약 20~40% 정도로 나타난다. 위 절제술을 받은 위암 환자의 50% 이상은 2년 이내에 재발을 겪으며, 5년 내 90%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하면 재수술도 어렵다.

높은 재발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미세 전이’가 꼽힌다. 수술로 눈에 보이는 종양을 제거하더라도 림프절에 형성된 미세 전이가 남아 치료 결과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림프절 미세전이가 확인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2%로, 미세전이가 없는 환자(76.4%) 대비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위암 치료는 오랜 기간 수술이 기본 치료로 자리하며 환자의 재발률을 낮춰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이에 지난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절제 가능한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국내에서 허가된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를 허가했다. 

오 교수는 “수술 전후 임핀지와 항암화학요법(5-플루오로우라실, 류코보린, 옥살리플라틴, 도세탁셀)을 병용하는 임핀지 보조요법은 허가의 기반이 된 글로벌 3상 ‘MATTERHORN’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인 무사건 생존율(EFS) 개선을 포함해 주요 임상 지표에서 임상적 혜택을 보여주며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번 허가를 통해 재발 위험이 높은 절제 가능한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3상 ‘MATTERHORN’ 연구는 절제 가능한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 948명을 대상으로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 결과, 임핀지와 항암화학요법(FLOT) 병용군은 질병 진행, 재발 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29%(HR 0.71, 95% CI; 0.58-0.86) 감소시키며 1차 평가변수인 EFS를 유의하게 개선했다(35.2% vs 46%).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율(OS)도 우수하게 나타났다. 24개월 시점 OS는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군에서 75.7%, 대조군 70.4%로 나타나 대조군 대비 수치적으로 더 높은 전체 생존율을 확인했다. 또 투여 12개월 이후의 전체 생존 분석 결과,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군은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을 33% 감소시켰다(HR 0.67; 95% CI, 0.50-0.90).

병리학적 완전반응률(pCR)에서도 임상적 이익을 확인했다.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군의 pCR은 19.2%(95% CI, 15.7-23.0)로, 대조군의 7.2%(95% CI, 5.0-9.9) 대비 수치적으로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김희정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이사는 “임핀지는 담도암 1차 치료에서 장기 생존 가능성을 확인한 ‘TOPAZ-1’ 연구를 시작으로 간세포암 환자 대상 연구인 ‘HIMALAYA’,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서 유효성을 평가한 ‘MATTERHORN’ 연구까지 폭넓은 임상 근거를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임핀지는 위암뿐만 아니라 소화기암 전반에서 치료 스펙트럼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최근 담도암과 간세포성암 1차 치료에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았다. 김 이사는 “아스트라제네카는 소화기암 영역에서 면역항암제를 포함해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를 기반으로 임상 개발을 진행하며 치료 옵션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번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 허가를 통해 임핀지가 소화기암 치료 패러다임 발전에 더욱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