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예고에 블로거 고발까지…‘황제주’ 삼천당제약 흔들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예고에 블로거 고발까지…‘황제주’ 삼천당제약 흔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하루 관련 공매도 거래 금지
미국 독점 계약 둘러싼 의문 확산
‘작전주’ 의혹 제기 블로거와 고발전

기사승인 2026-04-01 10:03:27
3월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예고에 ‘작전주’ 의혹을 제기한 블로거에 대한 형사 고발까지. 1주 주가가 100만원 이상인 ‘황제주’ 반열에 올라서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까지 기록한 삼천당제약이 최근 시장의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1일 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이날 하루 관련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다. 만약 이날 주가가 5% 이상 하락한다면 공매도 금지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

또 한국거래소는 전날 공시 불이행을 사유로 삼천당제약을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했다. 거래소는 지난 2월6일 삼천당제약이 영업실적 등에 대한 보도자료만 배포하고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여부에 대한 결정 시한은 오는 23일까지다. 다만 삼천당제약은 최근 1년간 누적 벌점이 0점으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최종 지정되더라도 매매거래가 정지되지는 않는다.

최종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경우는 부과 벌점이 8점 이상인 경우로, 매매거래가 1일간 정지될 수 있다.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이면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삼천당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29.98% 하락한 82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장 중 한때 시가총액 3위로 밀려나며 황제주 자리도 내줬다.

이번 급락은 미국 독점 계약을 둘러싼 의문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30일 정규장 마감 후 미국 파트너사와 먹는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의 제네릭(복제약), 먹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오럴’(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의 제네릭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계약으로 삼천당제약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1억달러(약 1509억원)를 확보했다. 제품 첫 판매일로부터 10년 동안 파트너사 제품 판매 수익의 90%를 삼천당제약이 수령하는 것이 계약 조건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단기 고점’ 신호로 받아들였다. 경구 인슐린의 임상이 실패할 경우 기업의 펀더멘탈이 주가를 뒷받침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삼천당제약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318억원,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27조원의 기업가치를 뒷받침하기엔 실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주주총회에서 먹는 인슐린, 위고비 복제약 개발 등에 대한 계획도 발표됐지만, 시장에선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천당제약은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한 블로거와도 전쟁을 선포했다. 작전주 의혹을 제기한 블로거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삼천당제약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한 블로거가 ‘작전주’, ‘대놓고 주가 조작’ 등 사실무근의 글로 시장을 혼동케 하고 있다”며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 애널리스트가 제네릭 등록을 위해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배포한 것에 대해서도 강력히 항의한다”면서 “사실 확인 없이 게시했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미국 계약에 대해서도 “1500억원 규모가 아니라 마일스톤 방식이며, 실제 매출은 파트너사가 예상한 기준으로 계약 기간 동안 15조원 수준”이라며 “이 매출 순이익의 90%를 수령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블로거 A씨는 ‘코스닥 1위 주가조작 수사 요청’이라는 글을 통해 삼천당제약의 계약 구조와 주가 흐름에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글에서 A씨는 “역대 최악의 작전주라는 오명을 남길 것”이라며 “해외에서 K-증시 인식이 안 좋아져 망신당할 것이다. 주가 폭락 피해자가 계속 생길 것”이라고 적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회사 대표까지 직접 나서 입장을 발표했다. 전이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는 홈페이지 긴급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주가 흐름은 참담하지만, 시장의 일시적 오해가 이미 확보된 15조원의 가치를 바꿀 수 없다”며 “유포된 악의적 허위 사실들은 머지않아 모두 거짓임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국 계약의 모든 조항에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계약과 실제 매출로 가치를 입증하겠다”며 “지금의 시련은 글로벌 빅파마 도약을 위한 마지막 진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삼천당제약은 전일 대비 4.83% 내린 78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