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만 농민, 농협 회장 직접 뽑는다…조합원 중심 재편

187만 농민, 농협 회장 직접 뽑는다…조합원 중심 재편

당정, 농협중앙회장 선거 개편안 발표
직선제 수용 분위기 속 정부 통제 우려

기사승인 2026-04-01 16:17:13 업데이트 2026-04-01 16:38:37
사진=농협중앙회 제공

농협 역사상 처음으로 조합원인 농민이 직접 중앙회장을 뽑는 직선제가 도입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농협에서 받는 금융 지원이나 지역 농협 서비스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조직 운영 기준이 조합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전환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복 가입자를 제외한 187만 조합원이 1인 1표를 행사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전국 조합장 약 1110명이 투표해 회장을 선출했다.

이번 개편은 조합원 참여 확대와 대표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선거 잡음과 중앙회장 권한 논란이 반복돼온 점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기존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지난 1월 민관이 참여하는 농협개혁 추진단을 구성해 선거 방식과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했다.

직선제가 도입되면 후보들은 조합원 표를 의식한 공약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금융 지원 기조와 농산물 유통 전략, 지역 농협 운영 기준이 조합원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합원을 넘어 일반 이용자에게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이 금융·유통·자재 공급 등 생활 전반과 밀접하게 연결된 조직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직선제 도입 자체는 수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권한 집중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농협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내부에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면서도 “직선제로 가면 오히려 회장의 권한이 더 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임 구조인데 직선제를 도입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선거 비용도 변수다. 정부는 직선제를 시행할 경우 170억~19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합장 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거 규모가 커질수록 경쟁이 과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모수가 커지면 선거 비용이 더 들어가는 건 사실”이라며 “돈 선거 측면에서는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개편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농협은 법적으로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인 민간단체다. 때문에 협동조합의 자율성보다 정부의 통제 성격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개편안에는 중앙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를 재검토하고 사외이사를 통해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농협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자율적인 조직인데 정부가 제도를 통해 통제하려는 흐름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외부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구조를 현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